[뮤지컬]대작 바람 타고 티켓값도 껑충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7시 54분


내년에는 25만 원짜리 뮤지컬 티켓이 등장하는 등 연초부터 뮤지컬 관람료가 오를 전망이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작품 중 최고가는 12만 원(VIP석)인 ‘미녀와 야수’. 지금까지 가장 비쌌던 뮤지컬 티켓은 올 상반기 공연된 ‘맘마미아’의 VIP석으로 13만 원이었다.

● 상승하는 티켓 가격

내년 2월 내한 공연하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수입사인 공연기획사 발해는 이 작품의 VIP석 티켓 가격을 14만 원으로 정해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연이어 막을 올리는 프랑스 대형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VIP석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최고가를 훌쩍 뛰어넘는 25만 원으로 알려졌다. R석은 15만 원, S석은 12만 원.

‘노트르담 드 파리’의 수입사인 아트인모션 측은 “워낙 대작이라 티켓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수익을 맞출 수 없다”며 “대신 VIP 티켓에는 중간 휴식시간 중 와인과 간단한 간식, 뮤지컬 CD 및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녀와 야수 R석 티켓가 기준
인건비4만원
로열티 및 무대 장치 임대비, 세트, 의상 대여비2만원
부가세1만원
홍보비1만원
티켓 운영비(티켓 관리 업체에 지급)1300원
카드 결제 수수료2000∼3000원
극장 대관료5000∼6000원
수익9700∼1만1700원
합계10만원

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리는 ‘명성황후’는 VIP석 가격이 지난해 공연보다 1만 원 비싼 11만 원(VIP석)으로 결정됐다. 명성황후 제작사인 에이콤 측은 “원래 12만 원으로 하려 했으나 최근 공동 주최사인 예술의 전당 측이 ‘티켓 가격 거품을 빼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수익을 줄이면서까지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뮤지컬 티켓 가격 최고가는 미국 브로드웨이(100달러 안팎)나 일본(1만1000엔)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작품의 수준이나 경제 규모를 따져보면 상대적으로 국내 티켓 가격이 비싼 셈.

뮤지컬 프로듀서 설도윤 씨는 “큰 작품일수록 장기 공연을 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국내에 뮤지컬 전용 극장이 없어 장기 공연을 못하다 보니 티켓 가격을 올려 수지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티켓가격 산정 내용을 뜯어보니…

티켓 가격은 제작비와 극장 좌석 수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최고가 좌석은 전체 객석의 10%, 그 다음 가격대의 좌석은 30∼50%를 차지한다. 최저가 좌석은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는 ‘서비스’석이다. 제작사의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고가 티켓(VIP석)과 다음 급 좌석(R석)의 가격과 좌석 수다.

뮤지컬 티켓에는 세금, 인건비, 마케팅비, 로열티, 임대료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돼 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 10만 원짜리 티켓을 기준으로 할 때 약 40%(4만 원)가 인건비다. ‘미녀와 야수’의 10만 원짜리 ‘R석 티켓’을 통해 티켓의 구성 내용을 뜯어봤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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