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역-같은 평형에도 ‘브랜드’ 따라 매매가 2배 차이

  • 입력 2004년 12월 22일 17시 48분


같은 동네에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라도 브랜드와 단지 규모 등에 따라 시세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상복합 밀집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가 대표적인 지역. 도곡동은 7개 단지 4000여 가구, 정자동은 8개 단지 5000여 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다.

22일 국민은행 시세 조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도곡동 아카데미스위트 68A평형은 일반 거래가격이 10억2500만 원으로, 타워팰리스1차 같은 평형(20억 원)의 2분의 1 수준이었다.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두 단지의 50평형 급매물도 각각 9억 원과 13억 원으로 4억 원의 차이가 났다.

아카데미스위트와 타워팰리스는 모두 도곡동 467번지에 있으며 직선거리로 50m가량 떨어져 있다. 전용면적도 49.9평으로 같고, 독서실 연회장 피트니스센터 등 부대시설도 비슷하다.

아카데미스위트는 다만 내부에 수영장이 없고 타워팰리스에 막혀 양재천 대모산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가 적다. 가구 수(414가구)도 타워팰리스 1차(1297가구)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림아크로공인 정수지 대표는 “당초 예상보다 가격차가 많이 나고 있다”면서 “단지의 전반적인 인프라와 인지도 차이가 시세에 반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조사에 의하면 타워팰리스3차의 평당 가격은 2990만 원, 아카데미스위트는 1665만 원이었으며, 역시 467번지에 함께 있는 우성캐릭터빌(47가구)은 1335만 원이었다. 같은 블록에 있더라도 단지에 따라 시세가 최대 2.2배나 차이 나는 셈이다.

분당 정자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반 거래가의 경우 파크뷰(1829가구) 54A평형은 9억7000만 원으로 86가구 규모인 상떼뷰리젠시 54평형(6억2500만 원)과 3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평당 가격도 각각 1936만 원, 1296만 원으로 차이가 컸다. 단지 규모와 조경 부대시설의 차이 때문에 시세가 벌어진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류제천 씨는 “주상복합은 마치 명품 소비재처럼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브랜드가 뜨면 그 동네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한번 살아 봐야겠다’는 수요자들이 몰려 이것이 품질 외적인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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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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