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부동산자본 얼마나]국내투자 2조…싱가포르 큰손

  • 입력 2004년 12월 28일 18시 09분


외국계 자본의 서울 빌딩 사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28일 신영에셋, 샘스 등 부동산투자자문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외국계 자본의 서울 빌딩 매입 규모는 2조7000억 원에 육박한다.

외국계 자본 가운데 싱가포르 자본이 단연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28일 미국계 ‘론스타 펀드’로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를 사들이는 등 1999년 이후 6곳, 약 1조5000억 원어치의 빌딩을 매입했다. GIC는 스타타워 매입을 계기로 서울 강북(서울파이낸스센터)과 강남(스타타워)의 대표적 빌딩을 소유하게 됐다. 싱가포르 정부자금을 운영하는 아센다스, 싱가포르계 부동산투자회사 GRA, MPI 등도 서울 주요 빌딩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국내 빌딩 시장에 유입된 싱가포르 자본 규모는 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계 자본으로는 론스타 펀드가 대표적이며 일본계인 교리츠코리아도 올해 남대문로 하나은행빌딩을 사들이면서 한국 빌딩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계 자본과 싱가포르계 자본의 차이는 조기 이익 실현 여부. 미국계 자본은 론스타의 스타타워 매각에서 보듯 이 싼값에 빌딩을 사들여 높은 값에 되파는 등 시세차익 실현에 나선다. 반면 싱가포르계 자본은 꾸준히 한국 빌딩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계 자본이 연기금이나 정부자금을 운영하므로 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을 원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본의 서울 빌딩 사냥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수익도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투자자문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이 국내 빌딩 매매로 얻은 이익이 7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임대수익을 빼고 매매 차익만 계산한 것으로 임대수익, 자산가치 상승(아직 실현하지 않은 시세차익) 등을 포함하면 외국자본의 수익은 1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한 빌딩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의 빌딩 거래는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고 있어 국부 유출을 부추긴다”며 “외국 자본끼리 이익 실현을 주고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계 자본의 서울 주요 빌딩 매입 현황(단위:억 원)
연도위치매수자매입 금액
1999송파구 신천동 시그마타워GIC330
2000중구 순화동 삼도에이스타워GRA650
종로구 서린동 광주은행빌딩GRA420
중구 회현동 프라임타워GIC490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GIC3555
2001용산구 동자동 게이트타워GRA비공개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론스타6332
2002종로구 신문로 씨티은행빌딩아센다스560
2003강남구 역삼동 한솔빌딩GRA1727
중구 무교동 현대상선빌딩GIC430
2004중구 무교동 코오롱빌딩GIC760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나라당사MPI430
중구 남대문로 하나은행빌딩교리츠코리아1120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GIC비공개
GIC는 싱가포르투자청, 교리츠코리아는 일본계 펀드, 론스타는 미국계 펀드, 나머지는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
자료:샘스, 신영에셋, 알투코리아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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