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장, R&D 인력 대폭 승진=최근 발표된 현대자동차 인사에서 베이징(北京) 현대자동차 노재만 총경리(법인장)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임원 승진자 56명 가운데 10명이 해외에서 높은 실적을 낸 ‘해외파’였다.
이달 중순 발표된 LG전자 인사에서도 김광로 인도법인장과 안명규 북미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12명의 부사장 승진자 가운데 강신익 김종식 양정배 조중봉 부사장 등 4명이 미국 멕시코 중국 브라질 등 해외에서 높은 실적을 낸 해외파다.
해외파가 대거 승진한 이유는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 경영’이 확산된 데다 실적을 중시하는 ‘성과주의’가 기업 인사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 이와 함께 내수침체로 국내영업 부문이 부진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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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A사의 한 인사담당자는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과 달리 고(高)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지에서 일하는 해외 법인장 등 해외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을 내기에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R&D 분야 인력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LG전자는 연말 인사에서 15명의 연구원을 상무급 연구위원으로 승진시켰다. 또 LG화학은 LG화학기술연구원장을 부사장으로, 연구원 2명을 상무급으로 승진시켰다.
▽임원 구조조정과 세대교체=대기업의 ‘고참급’ 임원들이 비운 자리를 40대 이하의 젊은 임원들이 채웠다.
코오롱그룹은 11월 말 부회장 3명 전원을 포함해 임원 34명을 무더기로 퇴진시키는 대규모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구조조정을 위해 전체 임원의 27%를 한꺼번에 물러나게 한 것.
나이 많은 임원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임원 전체의 연령도 젊어졌다. 한화그룹의 경우 올해 임원인사로 임원들의 평균 연령이 10년가량 낮아지는 등 40대 임원 중심의 젊은 피 수혈 현상이 강화됐다. ▽홍보맨 각광과 2세 경영 가속화=올해 인사에서는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홍보맨 출신의 약진현상이 뚜렷해졌다. 홍보 업무를 맡다가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4월 인사에서 홍보실장 출신인 최한영 부사장과 당시 홍보실장이던 이용훈 전무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연말 인사에서도 김조근 홍보담당 이사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또 LG전자의 김영수 홍보담당 부사장은 ㈜LG스포츠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LG화학의 유근창 홍보담당 상무는 부사장, 조갑호 홍보부장은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한화그룹도 남영선 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장(상무)을 ㈜한화 사업총괄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40대인 최선목 상무를 그룹 홍보팀장에 임명했다.
대기업들의 2세 경영도 속도가 붙었다.
LG전선그룹에서는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자용 부사장이 사장에, 3남인 구자균 고려대 교수가 LG산전 관리담당 부사장에 선임됐다.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 LG전선 이사도 상무로 승진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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