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었던 지난해의 충격을 극복하고 신속한 사업 구조조정 및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구미공장 장기 파업, 코오롱캐피탈 거액 횡령 사건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임원 34명을 무더기 퇴진시킨 바 있다.
이 회장은 3일 경기 과천시 그룹본사에서 임직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 시무식을 갖고 "2005년에는 그룹의 재도약을 위해 각 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이며 나 또한 막중한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성과 성장성을 가진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사업 구조조정 △현금유동성 확보 중시경영 △신상필벌(信賞必罰) 등 성과문화 정착을 올해 경영의 3대 기조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시무식이 끝난 뒤 곧바로 그룹운영위원회의 첫 회의를 주재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그룹운영위원회는 이 회장과 ㈜코오롱, 코오롱건설 등 5개 계열사 사장이 주축이 돼 구조조정의 빈틈없는 수행과 그룹 재무 유동성 관리, 주요투자관련 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을 맡게 된다.
이는 기존의 일상적인 '사장단회의'와는 달리 각 사로 분산됐던 역량을 집중시킨 것으로 앞으로 해당분야의 전문가도 참여시킬 예정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자신이 평소 수집한 네잎 클로버를 붙인 카드에 계열사 사장들의 각오와 신년 메시지를 함께 담아 100여명의 임원에게 전달했다.
이 회장은 이 카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가장 늦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모두가 하나 되어 밑바닥 작은 것부터 새로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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