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 ‘온라인 장터(e마켓플레이스)’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TV홈쇼핑 업체들이 작년 한 해 보험이나 펀드와 같은 무형상품을 판매해 짭짤하게 재미를 본 것처럼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올해 무형상품인 ‘장터’ 판매에 열을 올릴 태세다.
온라인 장터는 인터넷 사용자가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고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사업. 옥션이 작년 11월 거래액 1조 원을 넘기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종합쇼핑몰 1위 업체인 인터파크와 TV홈쇼핑 1위 업체인 LG홈쇼핑도 이 사업을 본격화하거나 새로 시작할 태세여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터넷 쇼핑몰, 온라인 장터 개설 붐=LG홈쇼핑은 사명을 ‘GS홈쇼핑’으로 변경하는 4월에 맞춰 인터넷 쇼핑몰에서 온라인 장터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LG홈쇼핑은 이를 위해 작년 상반기 사업모델혁신팀을 구성해 준비해왔다.
인터파크는 작년 10월 시작한 온라인 장터 ‘오픈마켓’의 비중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쇼핑몰 매출의 10%인 온라인 장터 거래 규모를 12월까지는 50%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
작년 11월 온라인 장터를 재개장한 인터넷 포털 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자사의 ‘카페’ 회원들과 연계해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자회사로 온라인 장터 사업을 벌이고 있는 G마켓의 조창선 상무는 “올해는 소비재 상품뿐만 아니라 산업용 원자재 및 도매 분야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등록비 3개월 무료’ 이벤트와 동대문 남대문 상인 유치 작전을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은 저렴하지만 안정성은 다소 떨어져=온라인 장터 사업의 경우 쇼핑몰 업체는 팔 물건에 신경을 쓸 필요 없이 판매상이 물건을 등록하거나 판매할 때마다 일정액의 수수료만 떼면 된다. 옥션은 200∼3500원 정도인 등록비와 낙찰금액의 1.5∼6%인 낙찰수수료를 모아 작년에 3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판매자는 별도로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갖춘 동대문 남대문 상인들 중 상당수는 온라인 판매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장터에 나오는 물건은 판매자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종합쇼핑몰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배송 등의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기 때문에 종합쇼핑몰에 비해 안정성이나 편리성이 떨어진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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