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세일… 1000원 경매… 아무리 내려도 지갑을 안여네요

  • 입력 2005년 1월 7일 17시 53분


‘소비자의 지갑만 열 수 있다면….’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백화점들이 파격적이고 다양한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불황이 깊어서인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은 겨울 정기세일을 시작하는 7일부터 3일간 전국 7개 전 점포에서 ‘누드 상품전’을 열고 있다. ‘누드’ 상품이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이익을 모두 ‘벗은(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 정상가 대비 평균 70%가량 할인된 가격이다.

‘누드 상품전’ 첫날인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생활용품 매장. 10인용 쿠쿠 압력밥솥(25만9000원짜리를 19만9000원에 판매)이 백화점 문을 연 지 1시간 만에 준비한 40개가 모두 팔렸다. 하지만 숙녀복 등 다른 상품 매장은 한산했다.

누드 상품으로 나온 교자상을 산 주부 문경숙 씨(44·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마침 필요한 데다 행사 상품이어서 샀다”며 “경기가 나쁘다 보니 아무리 싸게 팔아도 꼭 필요한 상품만 사게 된다”고 말했다. ‘누드 행사’ 품목은 남녀 의류 및 구두 핸드백 식품 유아·아동복 가전 생활주방용품 등 약 7만 점. 여성 구두는 18만∼19만 원짜리를 4만∼5만 원에, 30만∼40만 원의 여성 코트가 5만∼9만 원, 8만∼10만 원이던 와이셔츠를 2만∼3만 원에 판다.

롯데백화점이 7일부터 23일까지 수도권 일부 점포에서 실시하는 ‘줄서기 상품전’은 정상가 대비 최대 80%까지 할인해 주는 ‘선착순 한정 판매 행사’. 영등포 청량리 노원 분당점 등은 16만5000원짜리 핸드백을 5만 원에, 나이키 러닝화 7만8000원짜리를 3만9000원에 판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에 ‘1000원 경매 대축제’를 연다. 100여 종의 제품을 1000원부터 시작해 경매를 통해 판매하되 최종 낙찰가는 정상가의 40%를 넘지 않도록 할 계획. 백화점측은 이 행사를 올해 상반기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해 1∼11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 2년 연속 감소세였다. 올해도 4∼5%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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