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팅 포인트는 동전의 소재로 쓰이는 금속의 시세가 동전의 액면금액과 똑같아지는 시점을 뜻한다. 소재 가격이 액면금액보다 비싸지면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녹인다'는 용어를 쓴 것.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원짜리 동전은 구리 65%, 아연 35%의 비율로 주조되고 있으며 국제원자재 시세를 기준으로 한 10원짜리 동전의 소재가격은 2003년 말 개당 9.0원에서 작년 말에는 12원 안팎으로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데 사용된 금속의 실제 가치가 액면금액보다 비싸진 것이다.
구리의 국제가격(런던시장 기준)은 2003년 말 t당 2318달러에서 작년 말 3264달러로 40% 이상 급등했다.
10원짜리 동전은 1966년 처음 발행될 당시 구리 88%, 아연 12%의 비율로 주조됐으나 구리 가격 상승으로 멜팅 포인트에 근접하는 상황이 닥치면서 1970년 7월 합금비율을 현재와 같은 구리 65%, 아연 35%로 조정했다.
현재 거의 통용되지 않는 1원, 5원짜리 동전도 멜팅 포인트를 넘어서면서 동전 소재를 바꾸거나 합금 비율을 조정했다.
1원짜리는 1968년 황동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꿨으며, 5원짜리는 1970년 종전 동 88%, 아연 12%에서 동 65% 아연 35%로 값싼 소재의 비중을 높였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쓰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동전을 녹이고 소재를 추출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녹여서 얻은 구리와 아연을 내다팔더라도 신품시세의 70%에 불과한 중고가격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것.
따라서 10원짜리 동전의 실질 멜팅 포인트는 동전의 용융 추출비용과 소재의 시중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산출될 수 있으며 그렇게 따져볼 때 실질 멜팅 포인트는 액면금액인 10원을 몇 배나 웃돌게 된다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한은은 "멜팅 포인트를 훨씬 초과하는 상황이 되면 합금비율을 조정하거나 동전의 크기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은 액면금액이 높아 멜팅 포인트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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