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직원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작은 불만과 불편을 찾아 해소해 주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이 회사 안재화 사장(50)은 외국에서 바이어 등이 찾아왔을때 항상 직접 차(茶)를 대접한다. 다른 임원들과 남자직원들도 손수 차를 타서 먹는다.
“여직원과 대화를 나눠보니 여직원 입장에서는 차 심부름이 부당하다고 느껴지겠구나라는 걸 절실히 느끼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부터 실천에 옮겼죠. 여직원들에게 주요 업무도 맡기고 인사에서도 남자직원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어요.”
매주 금요일 이 회사의 점심시간은 마치 야유회처럼 즐겁기만 하다.
위탁 급식을 하고 있는 이 회사는 반복되는 식사가 지겹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따라 매주 금요일 점심은 5∼6명씩 조를 짜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
고기, 생선, 해물 등 온갖 식재료를 앞에 놓고 먹고 싶은 음식을 직접 조리해 먹으면서 직원들 간의 정(情)을 쌓고 있다.
17명의 외국연수생을 고용하고 있는 이 회사는 근무한지 1,2년이 지나면 모든 경비를 지원해 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출신 프리 안토 씨(29)는 “회사가 비행기 표까지 사줘 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해 주니 일하면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필요한 직원에게 회사가 보증을 서서 주거래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정이 편해야 직장에서 제 능력을 발휘한다는 생각에서다.
200여 명의 직원에 연간 매출이 250여억 원(수출 120억원)에 불과하지만 이 회사의 신 시장 개척에 대한 열정은 동종업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이 회사는 중국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MP3를 생산하는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경성(딱딱한 재질)의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한국 업체들은 이미 중국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
하지만 중국이란 거대시장을 놓치고선 수출업체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기술개발에 들어갔다.
그 결과 경성과 연성이 혼합된 재질의 회로기판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디지털카메라 등을 소형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이 회로기판을 요즘 매월 20만 달러 어치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을 인정받아 이 회사는 지난해 무역의 날에 ‘신시장 개척 공로부분’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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