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관 쌍용차사장 “사람 자르지는 않겠다 약속지킨게 가장 보람”

  • 입력 2005년 1월 16일 17시 36분


27일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쌍용자동차의 소진관(蘇鎭琯·53·사진) 사장. 그에게 워크아웃 졸업은 경영 정상화보다는 직원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사람을 자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뜨리지 않은 것.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고용은 사장이 보장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차가 잘 팔리면 일손이 달리는 데 어떻게 직원을 자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쌍용차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듬해인 2000년부터 레저용차량(RV) 붐이 일었다. RV에 강점을 갖던 쌍용차로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2001년 내놓은 렉스턴이 불티나게 팔렸고, 무쏘를 픽업트럭으로 개조한 무쏘SUT도 호평을 받았다.

그가 쌍용차 지휘봉을 잡은 때는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1999년 12월. 채권단에 의해 평범한 재무담당 상무가 몇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사장에 올랐다.

그간 회사가 대우그룹에서 다시 분리되고, 중국 란싱그룹과의 매각 협상이 불발됐으며,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G)에 최종 인수됐다.

다른 최고경영자(CEO)가 10년 걸려도 경험하지 못할 사건들을 헤쳐 왔다. 그 과정에서 안으로는 직원들을 설득하고, 밖으로는 채권단을 안심시켜야 했다.

“노조를 상대로 분기별로 경영설명회를 직접 했습니다. 처음에는 노조가 별별 자료를 다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말이 없더군요. 모든 경영현황을 공개했으니까요.” 그는 한때 사고로 발을 다쳐 깁스를 한 상태에서 설명회를 한 적도 있다.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 소 사장은 이제 ‘제2의 창업’을 준비 중이다. 모기업이 된 상하이차의 영업망을 통해 중국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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