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역사, 쇼핑지도 바꾼다…철도역 잇달아 복합상가 변신

서울의 주요 철도역들이 대형 유통시설을 갖춘 민자역사(驛舍)로 탈바꿈하고 있다.

작년 말 완공된 용산 민자역사를 포함해 창동역, 청량리역, 왕십리역, 신촌역, 노량진역 등 6곳이 복합상가로 변신하고 있다.

민자역사들은 여러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이어서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강점.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부대시설이 많아 지역 상권을 재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량진역을 제외한 5곳 민자역사 사업자들은 역사 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저마다 강점 내세워=국철과 지하철 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은 복합쇼핑몰 ‘투비스타’로 개발되고 있다. 주변에 아파트촌이 밀집돼 있는 게 특징이다. 창동역사 측은 “배후 주거 인구는 약 40만 명, 하루 유동인구는 12만 명 선”이라고 밝혔다.

청량리역과 왕십리역은 인근에 뉴타운이 조성되고 있으며 교통여건이 개선돼 주목받고 있다. 중앙선, 경춘선의 복선 전철화가 완료되면 청량리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현재 17만 명에서 24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왕십리역은 연면적 2만6000여 평의 복합상가 ‘비트플렉스’로 개발되고 있다.

지하철 2·5호선, 국철, 분당선 등 4개 노선의 환승역이다. 역을 중심으로 뉴타운이 개발될 예정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

이화여대 앞에 위치한 경의선 신촌역은 패션 전문인 ‘밀리오레’ 상가로 개발된다. 동대문과 명동에 있는 밀리오레가 신촌에 하나 더 생기는 셈.

작년 10월 완공된 용산민자역사 ‘스페이스9’는 전자쇼핑몰을 중심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되고 있다. 고속철도와 연계돼 천안, 대전 등 중부권 고객도 흡수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의 문화공간도 다양하게 확보해 ‘강북의 코엑스몰’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다양한 부대시설 주목=민자역사는 대부분 건물 내에 복합상영관을 유치했다. 유동인구를 늘려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창동역사는 9개 영화관으로 구성된 복합상영관과 함께 옥외광장, 이벤트홀, 체육시설 등을 조성한다. 분양 중인 상가는 전자, 의류, 잡화 등 1800개 점포다.

왕십리역은 역사 주위로 2km의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는 등 친환경 쇼핑몰로 개발한다. 돔(Dome) 형태의 실내 골프장과 건강관리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면적이 1만여 평에 이르는 이마트와 3000평 규모 복합상영관의 입점이 확정돼 있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지하 4층 지상 9층, 연면적 5만3000여 평으로 규모가 큰 편.

이곳에는 롯데백화점과 할인점, 복합상영관, 식당가 등이 들어선다. 대중교통 환승센터도 마련해 교통 중심 기능을 높인다.

▽지역 상권 재편=부동산컨설팅업체인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최근 개발 중인 민자역사는 교통여건이 좋은 데다 부대시설이 많아 인구 유입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민자역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상권이 탄탄한 곳에서는 민자역사의 상권 활성화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가를 분양받을 때 기존 상권과 부대시설, 사업시행자의 개발 계획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민자역사의 사업 시행자가 건물 완공 후에도 각종 이벤트를 유치하는 등 꾸준히 상권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