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4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국내는 물론 해외 IT 관련주도 대부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 IT업계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을 감안할 때 지난해 4월 말부터 시작된 IT경기 하락세가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
여기에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올해 IT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IT주 주가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 낙관적 태도로 돌아선 국내외 증권사=현대증권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조5300억 원으로 당초 예상(1조3700억 원)보다 12% 많은 것은 놀라운 원가 경쟁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김장렬(金壯烈)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투자금액을 지난해보다 크게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과감한 투자 및 원가 경쟁력은 투자의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식, 언제 사야 하나=IT경기 회복시점에 앞서 삼성전자 주식을 미리 사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IT경기가 본격 상승세를 타면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올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LG투자증권 황창중(黃昌重)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IT경기가 지난해 4분기 바닥이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2분기(4∼6월) 이후에는 오를 가능성이 많은 만큼 지금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 여전히 국내외 변수가 불확실한 데다 미국 증시의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른 IT주도 오를까?=증권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동원증권 민후식(閔厚植)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IT기업인 삼성전자가 IT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기 때문에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 등 대형주들은 물론 반도체나 LCD장비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한화증권 이종우(李鍾雨) 리서치센터장은 “아직까지 IT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닌 만큼 ‘삼성전자 효과’가 다른 IT주로 확산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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