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2008년까진 수익성이 높을 겁니다.”(기업 재무 담당자)
코스닥종합지수가 급등한 17일 오전. 동양증권 정우철(鄭宇哲) 과장과 SK증권 안홍익(安弘益) 주임은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을 방문했다. 두 애널리스트는 레인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양동기(楊東起) 부사장과 조윤학(趙倫鶴) IR팀장에게 1시간 30분 동안 질문 공세를 폈다.
벤처 열풍이 5년 만에 다시 불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코스닥 벤처기업 탐방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벤처 경쟁력 이어질까=“최근 중국에 가보니 6만 원대의 싸구려 MP3플레이어가 범람하더군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리는 것 아닌가요.”
가격에 대한 정 과장의 질문은 탐방 내내 이어졌다. 현재 수익성은 좋지만 이 추세가 장기간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
양 부사장은 “수요가 충분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응수했다.
이어 안 주임이 지난해 실적과 2005년 실적 전망에 대해 묻자 레인콤 조 팀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좋진 않아요. 지난해 실적을 감안한 올해 예상 실적은….”
이때 양 부사장이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며 조 팀장의 말을 끊었다. 실적 관련 정보를 특정인에게 먼저 제공할 경우 공정공시 위반이 되기 때문.
정 과장은 “임대료가 얼마냐, 건물 4개 층을 쓰면 고정비가 너무 많이 드는 것 아니냐”며 비용 부문을 물고 늘어졌다.
조 팀장은 “그렇게 자세한 건 모른다”며 “정확한 숫자를 나중에 뽑아 주겠다”고 답했다.
▽“신화는 없다”=애널리스트들은 벤처기업에서 ‘신화’나 ‘대박’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 과장은 “독점적 기술력으로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힘들어지면서 벤처기업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벤처 열풍의 주역이던 인터넷과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대부분 3년 내 사업을 접었다. 유사업체가 범람하면서 경쟁력이 약해진 탓. 안 주임은 “최근 주가가 동반 상승한 기업도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과 줄기세포 관련 기업의 사업 모델이 참신하긴 하지만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
기업도 이 지적에 공감했다. 양 부사장은 “산업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다.
▽탐방 보고서로 옥석 가리기=애널리스트의 탐방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미래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안 주임은 “최근 코스닥 기업 탐방 횟수를 늘렸다”며 “유행처럼 번지는 테마주의 실제 실적이 어떨지를 분석하는 게 탐방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탐방 보고서는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全炳瑞) 상무는 “발로 뛴 보고서에 고급 정보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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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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