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원 10여명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점 12층 행장실 앞에서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며 농성을 벌였다.
노조통합전 주택지부 노조원들로 구성된 이들은 "희망퇴직을 받기 전에 이미 지역본부까지 퇴직 대상 인원수가 책정돼 통보됐다"며 "자발적 희망퇴직 이외에 강제적 구조조정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옛 주택지부의 손일권 부위원장은 "통합 노조 위원장이 은행측과 일방적인 구조조정 협상을 진행할 경우 인력감축 저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주택 국민카드 등 3개 지부로 나눠져 있던 국민은행 노조가 24일 'KB국민은행 지부'로 통합노조를 출범시켰으나 구조조정 협상 주도권을 놓고 옛 국민·주택은행 출신간에 갈등이 다시 표출된 것.
실제로 사측 구조조정 창구인 김정민 인사담당 부행장은 옛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이며, 손광춘 인력개발팀장도 옛 국민은행 인사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옛 주택은행 출신 노조원들이 이날 전격적으로 행장실 점거 농성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이옥원 홍보팀장은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노사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강제퇴직 여부와 위로금 수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총 3800여명(정규직 1800명, 비정규직 2000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하고 위로금으로 최대 24개월치 임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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