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고객을 위한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독특한 투자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여행상담, 자녀 중매까지 해준다. 또 문화예술도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면서 관련 서비스도 중요해졌다.
▽맞춤상품 개발=하나은행은 WM고객용으로 올해 4분기(10∼12월) 다른 작품에 투자하는 뮤지컬펀드 2호를 내놓을 계획이다. TV드라마 등 다른 문화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도 검토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미술품에 투자하려는 고객을 위해 지난해 8월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함께 ‘프라이빗뱅킹(PB) 고객만을 위한 특별 경매’를 실시했다.
금융상품도 부자 고객용을 따로 만든다.
하나은행 WM본부 이동원(李東遠) 팀장은 “부자 고객은 자산이 많고 여러 나라 통화를 갖고 있으며 이를 다양하게 운용하려는 성향이 강해 일반 고객과 다른 상품을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엔화를 보유한 WM고객들이 좋은 일본 투자 상품이 없느냐고 문의해옴에 따라 일본의 한 투신운용사와 공동으로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개발하고 있다.
▽전방위 서비스=신한은행 PB직원들은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매 잘하는 법’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커플 매니저가 부유층이 원하는 사위와 며느리의 조건, 성사 비율을 높이기 위해 알아둬야 할 점 등을 강의했다.
신한은행 PB사업부 박태종(朴泰鍾) 과장은 “PB센터마다 자녀의 결혼상대로 적당한 사람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는 고객이 4, 5명은 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WM본부 정일석(鄭日錫) 팀장은 30년간 휴가 한번 안가고 중소기업을 운영해 온 한 고객에게서 “아내와 첫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 우리 부부만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정 팀장은 미국에 있는 VIP 전문 투어가이드를 통해 와인농장 등 미국 서부를 둘러보는 8일짜리 일정을 짰다. 투어가이드가 한국을 찾아 고객에게 직접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 부부는 다음달 2일 출국할 예정이다.
정 팀장은 “자산 운용이 아니라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것은 WM이나 PB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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