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회장은 2002년 9월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대한생명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호주 매쿼리생명에 2002년 12월 인수자금 300억 원을 빌려주고 형식적으로 컨소시엄에 참가토록 해 공정한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당시 컨소시엄에 보험사가 포함돼야 하는 입찰 자격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쿼리를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또 매쿼리가 인수 1년 반 만인 2004년 3월 대한생명 보유지분 전량(3.5%·2485만 주)을 한화건설에 팔고 발을 뺐는데 이는 인수 당시의 이면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또 2004년 9월경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정부 측 위원장을 맡고 있던 전윤철(田允喆·감사원장)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대한생명 인수에 도움을 달라”며 직원을 시켜 국민주택채권 15억 원어치를 건네려다 거절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한화그룹이 한화건설 등 계열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중 일부가 대한생명 인수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원 간 자금 대여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항용 있는 일로 합법적 거래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관리위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자체가 백지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최순영 당시 대한생명
회장 공금 횡령사건 촉발.
▽1999년 3월 정부, 대한생명
공개입찰 매각 발표.
▽1999년 5∼6월 1, 2차 입찰
실시(한화그룹 참여), 유찰.
▽2001년 12월 한화, 호주 매쿼리
및 일본 오릭스와 컨소시엄 구성.
▽2002년 3월 미국 메트라이프
인수의사 철회.
▽2002년 9월 공적자금관리위원
회, 한화그룹에 대한생명 지분
51%를 8000억여 원에 매각 승인.
▽2002년 10월 한화그룹, 대한
생명 인수 본계약 체결.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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