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조현정(趙顯定·48·사진) 비트컴퓨터 회장은 코스닥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벤처기업 열풍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코스닥 시장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감독 강화를 지시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벤처기업의 기술 수준과 신용등급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벤처기업의 도덕성 회복’을 통해 사회의 우려를 기대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은 5년 전 벤처 거품의 붕괴 과정에서 드러난 ‘도덕적 해이’ 탓에 한 벤처기업의 도덕성 문제만 드러나도 전체 벤처기업으로 의심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는 벤처기업협회 차원에서 ‘벤처문화재단’을 만들어 신생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에게 윤리교육을 하고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벤처 기업 내부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자정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도를 낸 벤처기업에 재기(再起)의 기회를 주는 ‘벤처패자부활제’가 도입되면서 벤처기업협회가 ‘패자부활 기업’을 심사하게 돼 자정 노력은커녕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나는 회사에 일가친척을 고용하지 않았고 아내는 여전히 치과의사로 일할 정도로 융통성보다 원칙을 중요하게 여겨 왔다”며 “협회에 지금 필요한 것은 융통성보다 도덕적 원칙이란 것을 협회 구성원에게 주지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에 따르면 지금 협회에서는 2개 부도기업을 선정해 패자부활제 ‘시뮬레이션’을 하는 중이며 7월에는 20여 개 기업을 선정해 패자부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부작용을 면밀히 시험하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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