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LCD도 내놔라” 日에 도전

  • 입력 2005년 1월 30일 17시 24분


‘길이 10인치 미만의 중소형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에서도 일본을 따라잡겠다!’

2001년은 일본에 쓰라린 해로 기록된다. TV와 모니터, 노트북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10인치 이상 대형 LCD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한국에 빼앗겨 ‘전자 강대국’이라는 일본의 이미지가 구겨졌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업체들은 일본이 독식(獨食)하고 있는 중소형 LCD 분야를 따라잡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중소형 LCD는 휴대전화, 게임기,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과 LG의 맹추격=삼성전자는 작년에 중소형 LCD 4500만 개를 팔아 13억6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생산량을 월 600만 개에서 1200만 개로 2배로 늘리고 2006년에는 적어도 휴대전화용 LCD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중소형 LCD를 생산하는 기흥사업장 1, 2라인 이외에 천안사업장의 4라인 일부도 중소형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LG필립스LCD도 휴대전화용 제품을 중심으로 중소형 LCD 생산을 작년 초 월 150만 개에서 12월에는 332만 개로 2배 이상 늘렸다.

또 경북 구미 1공장과 함께 2공장의 일부도 중소형으로 전환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아울러 LCD 모듈 사업을 확대해 올해 안에 휴대전화용 LCD 분야에서 메이저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소형 LCD 시장이 커진다=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휴대전화는 흑백이나 낮은 해상도의 컬러폰에 쓰이던 STN-LCD가 빠르게 TFT-LCD로 바뀌고 있어 TFT-LCD 사용비율은 전체 휴대전화의 40%로 높아졌다.

10인치 이상 대형 LCD는 작년 2분기(4∼6월)부터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시장상황이 나빠졌지만 중소형은 상대적으로 가격안정과 수요 확대가 이어져 왔다.

한편 ST-LCD(소니와 도요타의 합작사)는 한국기업의 추격에 맞서 대만 LCD 업체인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의 일본 사업부를 인수했다.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에 쓰이는 소형 LCD 패널을 생산하는 ST-LCD는 이를 계기로 휴대 디지털장비용 패널 생산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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