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코스닥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코스닥 시장에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단기 투기성’ 장세가 연출되면서 코스닥종합지수는 1월 한 달간 24.35%나 올랐다.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은 세계거래소연맹(WFE) 소속 47개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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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과 대출 거래도 불사하는 과열 장세=코스닥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 놓은 예탁금을 초과해 체결한 주식 거래액인 미수금이 급증하고 있다.
미수금은 나중에 예탁금을 추가로 맡긴다는 약속을 하고 주식을 산 금액으로 일종의 ‘외상’ 거래 금액이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미수금은 9123억 원으로 지난해 5월 14일(9612억 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말 미수금이 4945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만에 4200억 원가량 늘어난 셈.
올해 들어 개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순매도(주식을 판 금액이 산 금액보다 많은 것)하고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주식을 산 금액이 판 금액보다 많은 것)한 점을 감안하면 미수금의 대부분이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대출받는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달 28일 현재 1906억 원으로 지난해 6월 15일(1917억 원)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 규모는 521억6900만 원으로 지난해 말(383억1200만원)보다 36.2% 증가했다.
▽투자자 보호에 나선 감독당국=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선물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과열을 틈탄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감리본부 직원 20여 명이 하루 종일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시세조종은 일정한 기간을 두고 진행되므로 이달 중순 혐의가 드러나는 종목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보고 가치투자 해야=증권 전문가들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코스닥 시장이 언젠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실적이 좋은 기업 위주로 투자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우증권 전병서(全炳瑞) 리서치본부장은 “실적에 관계없이 특정 재료에 따라 주가가 오르는 테마주는 위험하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코스닥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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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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