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중수(金仲秀·사진) 원장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에 대한 몰이해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의 과잉을 낳는다”며 경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얼마 전 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화.
“한 젊은 교사가 세미나가 끝나갈 무렵 ‘그래도 기업은 사회적 환원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을 하더군요.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개인의 욕망은 부정하지 않으면서 기업에 대해서만은 이타적 행위를 강요하는 전형적인 이중 잣대입니다.”
김 원장은 “교사가 기업에 대한 시각이 이렇다면 학생들의 기업관, 경제마인드도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 사회의 경제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나 거리감은 미국 등 선진국과 매우 대조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
미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현실에 기반한 경제 교육을 받아 경제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실용 과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 이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경제학은 매우 인기 있는 강의 중 하나다.
반면 한국의 고교 교과 과정에서 선택 과목인 경제는 점수 따기가 어려운 기피 대상이다.
김 원장은 “미국에서는 효과적인 경제 교수법을 위해 주(州) 정부가 기업과 교사의 주기적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면서 “현실적인 경제 교육을 받은 학생이 일찌감치 돈에 대한 관념을 키워 사회에 진출해도 자연스럽게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원장은 “한국의 대학 경쟁력이 저급한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 교육계에 경쟁과 시장의 원리가 도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대학도 ‘시장의 논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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