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자동차회사는 각 판매조직에 지나치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대리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3일 자동차 판매업계에 따르면 1일 발표된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 실적이 회사별로 많게는 15%가량 과대포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A자동차사 대리점 관계자는 “1월 말 본사에서 강제로 밀어내기 물량을 10% 가량 떠안겨 인근 주차장에 차량을 야적해 놓고 있다”며 “본사가 직영하는 대리점은 이보다 많은 밀어내기 물량을 갖고 있어 전체로는 15% 이상 판매대수가 부풀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B자동차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밀어내기 압력이 덜했지만 올해 1월 차량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지사의 물량 배정 요구가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밀어내기는 자동차회사들이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각 대리점에 미(未)계약 차량을 배정하는 것을 말한다.
밀어내기 물량을 떠안은 대리점들은 재고를 처분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릴 뿐 아니라 주차료 등을 포함한 관리비와 취득세까지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본보 취재 결과 서울 근교의 모 주차장에는 A사와 B사의 자동차 200여 대가 번호판이 없는 채로 야적돼 있어 밀어내기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 자동차회사들의 월평균 차량 재고는 7만9101대였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조업 단축이나 큰 폭의 판매 회복이 없었는데도 재고량이 6만2536대로 떨어져 무리한 밀어내기의 결과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자동차회사인 A사 대리점협의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1월 판매 실적이 나온 직후 본사의 밀어내기에 항의하는 글이 빗발쳤다.
‘서울 소장’이란 ID의 누리꾼(네티즌)은 “1월 말에 전국적으로 자행된 밀어내기로 각 지점과 대리점 주차장, 출고센터에 보관한 그 수많은 임자 없는 차는 어찌하라고 이리도 현실을 왜곡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밀어내기를 했다기보다는 판매 성과금을 노린 대리점들이 선출고를 요청한 사례가 많다”며 “회사 측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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