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보험료를 징수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예보)는 개별 금융회사의 위험도와 신용도를 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외환위기 이후 3조3915억 원 걷혀=예보는 금융회사가 부도를 낼 경우 예금자에게 5000만 원까지 예금보험금을 지급한다.
예보는 보험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 대상이 되는 예금의 일정 비율을 보험료로 금융회사에서 징수한다.
금융권별 예금보험료 납입 현황 | |||
금융권 | 보험료율(연, %) | 납입 보험료(억 원) | |
1997∼2004년 | 2004년 | ||
은행 | 0.1 | 24,453 | 4,960 |
보험 | 0.3 | 17,077 | 3,403 |
증권 | 0.2 | 1,335 | 336 |
종금 | 0.3 | 1,908 | 17 |
저축은행 | 0.3 | 5,700 | 793 |
자료:예금보험공사 |
은행의 예금 보험료율은 0.1%, 증권은 0.2%, 보험 종합금융회사 상호저축은행은 0.3%다. 예금 보험료율을 정하는 권한은 재정경제부가 갖고 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받은 보험료는 모두 3조3915억 원. 이 가운데 72.1%인 2조4453억 원을 은행이 냈다.
▽무엇이 문제인가=금융회사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 우선 증권과 보험은 은행보다 보험료율이 높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11일 “부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회사의 보험료율을 각각 연 0.138%와 0.009%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도 “증권회사의 보험료율을 은행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재경부와 국회 등에 계속 청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역이 같지만 부도 위험이 낮은 우량 회사들은 부실 회사와 같은 요율의 보험료를 내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대책 마련에 시간 필요=예보는 금융권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보험료 차등화 및 목표기금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역이 아니라 개별 회사의 부도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율을 각각 다르게 산정하고 일정 금액의 보험료가 모아지면 더 이상 보험료를 징수하지 않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예보는 개별 금융회사의 위험도와 신용도를 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 시점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예보 최장봉(崔長鳳) 사장은 “낮은 등급을 받은 금융회사들의 반발이 예상돼 최대한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보험료율을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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