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일부서 꿈틀대지만…투기 열풍은 없을듯

  • 입력 2005년 2월 14일 17시 49분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주변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 기조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시장 동향에 대해 “국지적 상승 현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최근 거시경제 지표들과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아파트 값이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부동산시장에 투기열풍이 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2년 vs 2005년=집값이 급등했던 2002년과 올해는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완전히 다르다.

전년도에 비해 20% 이상 집값이 뛴 2002년의 경우 전년도부터 주택 공급(입주) 물량이 연간 20여만 가구(아파트)로 적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1999년에 건설업체 상당수가 부도 위기에 몰리며 사업을 줄였기 때문.

또 주택경기를 띄워 내수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초저금리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여기에 벤처바람이 꺼지고 주식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투자자들이 부동산으로 몰려든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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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딴판이다.

우선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4년부터 연속 연간 30만 가구를 상회하는 등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2001년부터 2003년 상반기까지 정부가 쏟아낸 주택경기 부양책의 여파로 아파트는 물론 다가구·다세대주택 공급 물량이 크게 늘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올해는 특히 하반기에 입주 물량이 더 많다”며 “판교 등 국지적 이슈에 따라 집값이 오르는 곳이 있겠지만 하반기가 되면서 완연히 하락곡선을 그려 전체적으로는 2%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가 2003년부터 ‘집값 안정’에 부동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고, 주식시장이 상승 국면을 보이는 데다 금리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지역 특성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다만 대규모 부동산 개발 등과 같은 호재가 있거나 오랫동안 아파트 공급이 끊긴 지역에서 나타나는 ‘국지적인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에서는 △뉴타운 개발 지역 △지하철 9호선 개통 예정지 △뚝섬 인근 ‘서울 숲’ 조성 예정지역 △용산 미군기지 이전부지 인근 등이다. 또 수도권에서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및 인접한 성남시 분당신도시와 용인시 등지다.

하지만 이런 곳들도 가격이 계속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토연구원 손경환 주택연구실장은 “전체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부동산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지역별로 차별화된 투기 대책을 마련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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