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반값 입주’ 속지 마세요…66명에 49억 사기

  • 입력 2005년 2월 15일 00시 00분


‘33평 아파트 입주권에 현혹되지 마세요.’

김모 씨(46)는 2003년 6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20평짜리 무허가 건물을 자신의 부인 명의로 6800만 원에 구입했다.

김 씨는 ㈜한국에이스개발컨설팅 영업 직원들이 “철거 예정인 이 건물을 사면 1년 이내에 서울 장지·발산지구에 있는 33평 아파트 입주권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자 돈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동산회사는 장지·발산지구 대신 서울 강일지구 아파트 입주권을 주겠다며 말을 바꾸면서 시간을 끌다가 1년이 지나도록 입주권을 주지 않았다.

뒤늦게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신길동 무허가 건물과 장지·발산 택지개발예정지구 입주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김 씨처럼 ‘택지개발지구의 33평 아파트 입주권’에 현혹돼 이 회사에 무허가 건물 매수 대금으로 6000만 원 안팎의 돈을 낸 사람은 65명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문규상·文奎湘)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01년 12월부터 지난 해 10월까지 66명에게서 49억96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한국에이스개발컨설팅 운영자인 윤모 씨(44)를 구속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윤 씨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의 무허가 건물을 싼 값에 사들인 뒤 전화영업사원(텔레마케터)과 전문영업사원 등 100여 명을 고용해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무허가 건물을 사면 싼 값에 아파트 입주권을 준다”며 광고를 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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