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 회비와 투자자들이 내는 거래수수료를 받아 살림을 꾸려가는 거래소가 주주인 증권사보다 훨씬 많은 퇴직금을 준 것에 대해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달 명예퇴직을 신청한 100여 명에게 퇴직금 외에 평균 24개월 치 임금을 명퇴금으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옛 증권거래소에서 15년 가량 근무한 팀장급이 1억5000만 원, 외환위기 후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하지 않은 부장급 인사는 4억400만 원을 퇴직금(명퇴금 포함)으로 받았다.
이 같은 퇴직금 규모는 최근 명퇴를 실시한 삼성증권이 18~19년차 부장급에게 1억원 안팎의 퇴직금(특별퇴직금 포함)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직원은 "거래소 주주인 증권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며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펑펑 쓴 거래소를 보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인이 번다'는 얘기가 딱 맞다"며 "3대가 덕을 쌓아야 거래소에 다니는 자손이 나온다는 얘기기 빈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적자 등 경영상 이유가 아니라 기관 통합에 따른 인사 정책으로 진행된 명예퇴직인 만큼 일정 부분의 보상이 필요했다"며 "증권사와는 달리 기본금 비중이 높고 근속연수가 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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