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곳이 먼저 서비스 도입 계획을 발표하자 다른 백화점도 잇달아 자사의 방법을 공개하는 등 업계는 한바탕 ‘작은 전쟁’을 치렀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우수 고객에게 식당이나 공연장 항공권 예약 등을 대행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충전이나 팩스 전송 대행, 쇼핑 안내 서비스는 기본. 고객이 법률 자문을 원하면 법률 상담도 해 줄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점 2층 명품매장에 콘시어즈 데스크를 아예 별도로 마련했다. 우수 고객이 쇼핑을 하는 동안 물품을 들어주며 따라다니기도 하고 고급 명품을 고를 때 유의점 등을 알려 줄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3월 18일 명품관 ‘에비뉴엘’ 개점에 맞춰 우수 고객 500여 명에게 별도의 회원카드를 발급하고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이 쇼핑을 하겠다면 외제 승용차를 집으로 보내 주고 보석이나 시계를 구입할 때 전문가도 따로 붙여 줄 계획이다.
또 최우수 고객에게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개인적인 모임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비서나 스타일리스트도 붙여 줄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작년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명품관에서 ‘개인비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백화점이 우수 고객 모시기를 강화하는 것은 매출이나 수익에 이들이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실제 고급 신사복 매장에서 한 사람이 1년에 3억∼4억 원 어치 옷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우수 고객 확보는 곧 매출과 수익 증대를 의미한다.
가뜩이나 지금은 할인점에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긴 백화점이 아닌가.
20%의 고객이 매출의 80%를 일으킨다는 ‘20 대 80의 법칙’을 생각하면 이런 서비스 도입이 이해가 되지만 이면에는 할인점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백화점의 고민이 묻어 있다.
허진석 기자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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