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내비게이션은 얼마나 똑똑할까. 운전에 도움이 되기는 할까. 인터넷 쇼핑몰에서 GPS 수신기가 내장된 PDA형 내비게이션(49만9000원)을 구입해 사용해 봤다.
▽설치는 쉽다=GPS는 미국이 지구 궤도에 띄워 놓은 24개의 내브스타(NAVSTAR·Navigation Satellite Timing and Ranging) 위성을 이용한다. 이 가운데 3개 이상의 위성이 동시에 내 차의 내비게이션과 접속해 차량의 위도, 경도, 고도, 속도를 측정한 후 오차 범위 5m 이내에서 차의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해 준다.
제품 설치는 ‘기계치(痴)’도 금방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거치대를 앞 유리에 붙인 다음 PDA를 끼우기만 하면 된다. 이후 차 안의 시가 잭에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화면에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한 지도가 나타나고 잠시 더 기다리면 내 차의 위치가 지도상에 표시된다.
▽체험기=GPS 신호 수신 상태는 그때그때 달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파크뷰 단지처럼 높은 건물이 빼곡히 들어찬 곳이나 주위에 높은 건물은 없지만 좁은 골목길에서는 차의 위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늘 ‘대문 앞’까지 안내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강원 정선군의 증산역에 갔을 때 내비게이션은 300m 앞에서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안내가 끝나면 지도상에서 차의 위치를 보고 나머지 길은 알아서 찾아가야 했다. 하지만 근처의 맛집, 주유소, LPG충전소, 금융기관을 알려주는 것은 처음 가 보는 지역에서 큰 도움이 됐다.
▽주의할 점=내비게이션은 운전에 도움은 되지만 아직 모든 걸 맡길 정도는 아니었다. 더욱이 운전할 때는 음성 안내에만 의지해야지 화면을 쳐다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서울 강남대로를 달리면서 운전 중에 무심코 화면을 보다가 앞의 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처음 구입할 때 별도의 업그레이드 비용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지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매년 2만∼4만 원의 회비를 받는 업체도 있다. 이런 사실은 대부분 이용약관 한구석에 감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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