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은행의 예금 잔액은 532조6360억 원으로 1년 사이에 5조5910억 원 감소, 한은이 은행예금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주요 예금상품의 수신고가 줄었지만 CD에는 계좌 당 5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대거 유입됐다.
5억 원 초과 CD 계좌는 2003년 말 4100계좌, 33조8360억 원에서 작년 말 5300계좌, 40조2770억 원으로 계좌 수와 금액이 각각 28.3%, 19.0% 늘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일부 은행들이 원화 유동성비율을 높이고 수신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 CD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수요 면에서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거액 자산가들이 만기가 30일 이상으로 짧고 시장에서 팔 수도 있어 현금화하기 쉬운 데다 일반 예금보다 금리도 높은 CD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 CD는 2001년부터 예금보호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대부분의 은행 예금상품은 수신고가 감소했다.
2003년 말에 비해 정기예금은 1340억 원, 기업자유예금과 저축예금은 각각 4조4190억 원, 2조9650억 원 줄어들었다. 금전신탁도 1년 새 10조2360억 원이나 감소했다.
은행들은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기자 자신들의 신용으로 채권을 발행하는데 주력, 은행 금융채 발행 잔액은 작년 말 114조376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0조3930억 원(21.7%) 급증했다.
반면 투자신탁회사와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非) 은행 금융회사의 작년 말 총 수신고는 429조3730억 원으로 1년 사이에 57조1710억 원(15.4%)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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