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FM음악 듣고…TV보고… 휴대전화 진화 끝은 없다

  • 입력 2005년 3월 16일 17시 30분


인류의 발명품 가운데 휴대전화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는 게 있을까.

휴대전화는 이제 단순히 전화기가 아니다.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TV를 시청하고, 게임도 할 수 있다.

과연 휴대전화는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16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통신 전시회 ‘세빗 2005’에서 휴대전화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멀티미디어 기능이 하나로=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대부분의 휴대전화에는 카메라가 기본으로 달려 있었다. 화소(畵素) 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100만 화소급이 주류였지만 이번엔 대부분 200만 화소급으로 바뀌었다.

가장 화소 수가 많은 제품은 삼성전자의 700만 화소급 카메라폰인 ‘V770’. 이기태(李基泰) 삼성전자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제품을 손에 들고 “사진기자들도 쓸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이 좋다”고 소개했다.

휴대전화는 이제 음향기기이다.

소니에릭슨이 선보인 ‘W800’은 ‘워크맨’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첫 휴대전화. 소니에릭슨 측은 “휴대전화지만 워크맨 수준의 음질을 자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음악 파일을 들을 수 있고 FM라디오 기능도 갖췄다. 200만 화소급 카메라도 붙어 있다.

모토로라의 3세대 폰인 ‘V1150’은 뉴스와 연예 콘텐츠를 내려받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는 기술인 ‘스크린3’을 갖춘 제품. 200만 화소 카메라가 달려 있고 동영상 통화가 가능하다.

▽재미있는 제품들=지멘스 부스에선 모델이 내내 뛰는 모습을 연출했다. 달리는 리듬에 맞게 MP3폰으로 듣는 음악의 리듬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가 선보인 ‘CL75’는 여성전용 휴대전화. 전화로 쓰지 않을 때 화면이 거울로 변해 메이크업을 할 수 있게 했다.

모토로라는 ‘입는’ 휴대전화를 내놨다. 스테레오 스피커는 모자에 있고 마이크는 옷깃에 달려 있다. 소매에 붙어 있는 제어판으로 조작한다. 근거리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것. 가방이나 주머니 속의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고 통화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첨단기기용 액세서리 메이커인 셀룰러라인은 헬멧형 핸즈프리를 선보였다. 이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면서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어떻게 될까=휴대전화의 진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속도. 올해 유럽에선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단말기업체들도 이에 맞춰 서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 3.5세대, 4세대에는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미래 모습을 점치는 것은 조심스럽다. 기술 속도가 워낙 빨라 윤곽을 그리기가 어렵다. 박문화(朴文和) LG전자 사장은 “휴대전화가 어떻게 진화할지는 이제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노버=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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