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중저가 패션 브랜드 ‘이랜드’로 유명한 이랜드그룹이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인수를 한 회사다. 사업 초기 기독교 정신을 사업에 접목해 패션업체로 빠르게 성장했던 이랜드그룹이 최근에는 M&A를 새 성장 도구로 삼아 주목을 받고 있다.
▽유통기업으로 변신하는 이랜드=2004년 6월 뉴코아백화점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랜드그룹은 뉴코아백화점 강남점을 포함해 8곳의 백화점을 ‘뉴코아 아웃렛(이월상품)’ 점포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5개이던 백화점 중 8곳을 아웃렛 점포로 바꾸는 것.
백화점을 대거 아웃렛 점포로 바꾼 것은 아웃렛 유통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 최근 아웃렛 전문점 세이브존을 인수하기 위해 세이브존의 자회사 세이브존I&C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랜드는 뉴코아 아웃렛 외에 이미 ‘2001아울렛’ 점포 5곳을 운영 중이다.
이랜드그룹이 만약 세이브존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백화점식 아웃렛 시장’에서 회사의 지위는 한층 높아진다. 백화점식 아웃렛 점포는 문화센터와 식당가까지 있는 복합아웃렛 매장으로 백화점과 상품 구성은 비슷하게 하면서도 이월 상품을 정상가의 절반 정도 가격에 판매하는 업태다.
지난해 이랜드그룹의 유통부문 매출은 뉴코아백화점 인수로 약 1조3000억 원(판매액 기준)에 이르렀다. 패션부문 매출액인 4700억 원의 3배 규모다.
▽M&A가 새 성장 전략=1980년 서울 이화여대 앞 ‘잉글런드’ 옷가게로 출발한 이랜드그룹은 외환위기 직전에는 패션 브랜드가 56개나 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패션 브랜드를 35개로 줄였지만 현재는 42개로 다시 늘어났다.
2003년 패션 브랜드 엘덴, 뉴골든, 루니툰, 제이빔 등을 인수했고 같은 해 여성복 전문업체인 ㈜데코도 인수했다.
예전에는 자체 사업을 통해 브랜드를 늘려왔지만 지금은 M&A를 통해 확대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문기환(文錤煥) 이랜드그룹 상무는 “우수한 브랜드나 기업을 싼 가격에 인수할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그룹의 성장 엔진도 M&A를 통한 방식으로 전환됐다”며 “패션·유통 부문의 우수 브랜드나 기업을 지속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는 앞으로 국내 기업 및 브랜드는 물론 해외 글로벌 브랜드 인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계열사 현황 | |||||
회사명 | 설립연도 | 사업 부문 | 임직원 수(명) | 브랜드 수(개) | 대리점·매장 수(개) |
이랜드 | 1986년 | 성인 캐주얼 | 500 | 13 | 900여 |
이랜드월드 | 2004년(기존회사 합병 설립) | 유·아동복, 내의 | 430 | 16 | 1500여 |
여성 캐주얼, 식품, 시계·보석류 | 270 | 9 | 400여 | ||
유통·호텔 | 910 | 3 | 아웃렛 5호텔 2 | ||
이랜드개발 | 2001년 | 건축 | 70 | - | - |
리드 | 1990년 | 인테리어·광고·캐릭터 | 50 | - | - |
이랜드시스템스 | 1991년 | 정보기술 솔루션 | 70 | - | - |
프란시아 | 1994년 | 가구 | 60 | 1 | 90여 |
데코 | 2003년 인수 | 여성복 | 200 | 4 | 200여 |
뉴코아 | 2004년 인수 | 유통 | 1500 | 2 | 11 |
자료:이랜드그룹 |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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