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산업스파이? 우리에게 물어봐”‘

  • 입력 2005년 3월 18일 18시 10분


사례 1. 임원 승진에서 2, 3년간 밀린 한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제조업체의 임원은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차에 미국에서 전자유통업을 하던 후배가 “대만 제조업체에 PDP 기술을 팔고 편하게 살자”고 유혹했다. 이들은 핵심기술 1건에 2억 원을 받기로 하고 플로피디스켓에 기술을 담아놨다가 대만으로 출국 직전 검거됐다. 두 명 모두 구속 기소(2003년 10월).

사례 2.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의 한 직원은 연봉을 2배 이상 주겠다는 대만 회사의 제의에 6세대 컬러필터 기술을 유출시키려다 적발됐다. 역시 구속(2004년 12월).

사례 3. 회사 장래가 불투명하다며 신세한탄만 하던 한 반도체 제조업체의 선임연구원. 미국 동종업계로 진출하려던 그는 미국 회사에 잘 보이고 몸값을 올리려고 그래픽 메모리 반도체 핵심기술 등 10GB 분량의 자료를 노트북PC에 담아놨다가 걸렸다. 구속(2004년 7월).

사례 4. 한 벤처기업 부사장은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연구원 8명을 유혹해 핵심기술을 갖고 함께 중국 회사로 가려다 검거됐다. 부사장은 구속, 연구원은 불구속(2004년 8월).

이상은 국가정보원이 파악한 지난해 해외 기술유출 사건(26건) 중 4가지 사례다.

국정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요청으로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업의 기술유출 방지 및 보안 모범사례 설명회’를 갖는다. 이 자리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보안담당 임원 150명이 참가한다. 산업기밀보호센터를 운영 중인 국정원은 위의 4가지 사례를 자세히 설명하고 대응방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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