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비슷한 시기에 차를 바꾸려던 이은영(35) 씨는 쌍용자동차의 새 모델인 뉴 체어맨 뉴 테크를 선택했다. 이 씨는 “주차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제어해 주는 첨단 기술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말했다.
대형차 선택을 두고 ‘고민하는’ 운전자들이 많아질 듯하다. 자동차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새 모델을 내놔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각 회사는 제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특색 있는 서비스를 덧붙여 대형차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형차 ‘군웅할거’ 시대=최근 국산 대형차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이다. 지난주 쌍용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뉴 체어맨과 2005년형 오피러스를 내놓은 데 이어 현대차도 16일부터 신형 에쿠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GM대우자동차가 다음달 말쯤 스테이츠맨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급 대형차 사이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호주 홀덴사(社)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스테이츠맨은 3600cc와 2800cc급 두 종류로 생산된다. GM대우차는 호주에서 나오는 스테이츠맨에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장치를 덧붙여 대형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르노삼성자동차가 발매하기 시작한 SM7이나 다음달 현대차가 내놓을 그랜저 XG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TG)도 비슷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 이제 고급차 시장에서도 소비자는 서비스나 첨단 기능, 용도 등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최근 나온 고급차 ‘3사 3색’=최근 나온 고급 대형차들은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의 신형 에쿠스 3.8(3800cc) 모델에는 6기통 람다 엔진이 실려 있다. 현대차가 차세대 대형 승용 엔진으로 개발한 람다 엔진은 연비를 높이고 소음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아차가 새로 내놓은 2005년형 오피러스 3.8 모델도 에쿠스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6기통 람다 엔진을 사용한다. 기존의 2.7(2700cc), 3.0(3000cc) 모델보다 한 단계 위인 3.8(3800cc) 모델을 새로 내놓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아차 측은 새 모델이 “최고 출력은 203마력에서 250마력으로 커지고, 연비도 L당 7.3km 주행에서 7.9km 주행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쌍용차의 뉴 체어맨에는 주행 상태에 따라 높낮이를 자동 조절하는 ‘전자 제어 에어 서스펜션(EAS·Electronic Self-Leveling Air Suspension)’ 시스템이 채택됐다. “고속으로 달릴 때 도로에 달라붙는 것처럼 차체가 낮아져 주행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스위치 작동만으로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 해제시켜 주는 전자동 브레이크 시스템도 갖췄다.
○서비스도 경쟁=제품뿐 아니라 서비스도 ‘경쟁 상품’이다. 각 업체는 차별화한 서비스로 판매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
현대차는 에쿠스 구매자만을 위한 ‘VIP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품 보증기간(3년, 6만km) 동안 엔진오일, 오일 필터, 에어 클리너 등을 무상으로 교환해 주고 정비에 하루 이상 걸릴 때는 차량 소유주가 원하는 곳까지 차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쌍용차는 뉴 체어맨에 대해 전용 작업장이 별도로 마련된 전담 서비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차량이 출고된 지 15일 안에 직원이 구매자를 방문해 주요 장치 사용법과 관리 요령을 설명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쌍용차는 “차량 수리 기간이 하루를 넘길 경우 차 소유주에게 렌터카를 제공하거나 교통비를 지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오피러스 구매자를 대상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휴 호텔의 부대시설 할인, 문화 행사 초청 등의 혜택이 있다. 또 정기 점검을 통해 엔진 오일, 미션 오일 등을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