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송유관공사 조헌제 사장 “이익 못내는 기업은 사회악”

  • 입력 2005년 3월 27일 17시 35분


“이익을 못내는 기업은 사회악입니다.”

대한송유관공사 조헌제(趙憲濟·64·사진) 사장은 민영화된 공기업을 성공적으로 변신시킨 ‘해결사’로 통한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공기업인 대한송유관공사를 연간 순이익이 400억 원을 넘는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기 때문.

송유관 운영 전문 공기업으로 1990년에 설립된 대한송유관공사는 1580억 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 때문에 2001년 1월 민영화됐다. 당시 정유회사인 SK㈜가 정부로부터 지분 가장 많이 사들여 최대 주주(지분 34%)가 됐다. SK㈜ 석유제품영업본부장(전무)이었던 조 사장은 대한송유관공사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사장으로 임명돼 처음 회사를 찾았을 때 기다린 것은 정문을 가로막고 선 노조원들이었습니다. 민영화로 고용 불안을 느낀 그들은 40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공로 퇴직금을 요구했죠.”

조 사장은 노조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했다. 만성 적자로 부채가 6589억 원이나 되는 회사가 ‘퇴직금 잔치’를 할 수 없다는 것. 이 과정에서 노조가 파업을 벌이며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직원들과의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업무에 복귀시키는 ‘정면 돌파’ 전략을 써서 노조를 무력화시켰다.

“노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눈을 돌렸습니다. 회사 곳곳을 돌며 점검을 하니까 송유관 운영 사업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죠.”

조 사장은 곧바로 수익 사업 찾기에 나섰다. 우선 사장실이 있던 본사 건물을 연수원으로 개조해 외부 단체에 이용료를 받고 빌려줬다.

유기 농산물 재배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식품 회원제’ 사업과 새 차 구입에서 폐차 과정까지 자동차 관리를 대행해 주는 자동차 종합관리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02년에 192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03년 352억 원, 2004년 407억 원 등 3년 연속 흑자행진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산재한 주유소와 사업소를 중심으로 택배도 하고 자동차 종합관리도 하는 종합물류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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