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재현(32·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요즘 화장품을 사면서 만족도가 커졌다. 집 주변 동네 화장품 가게들이 세련된 ‘브랜드 숍’ 형태로 바뀌면서다.
기존 동네 화장품들이 태평양과 LG생활건강, 소망화장품 같은 화장품 제조회사와 손을 잡고 변신을 하고 있다. 아무렇게나 진열돼 있던 화장품들이 백화점 매장처럼 깔끔해졌고 소비자들이 마음 편히 물건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친절 수준’도 높아졌다.
브랜드 숍은 화장품 제조회사들이 피부진단기나 상담 인력,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해 인테리어는 물론 고객 서비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화장품 가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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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만 사지 마세요”=달라진 동네 화장품 가게에 들어서면 백화점에 온 듯하다. 인테리어가 깔끔해졌고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인색했던 테스트용 화장품이 전 제품으로 확대된 것도 특징.
태평양의 ‘휴플레이스’에는 피부진단기까지 놓여 있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피부 진단이 가능하다. 피부에 각질이 얼마나 많은지, 피부에 기름기가 얼마나 많은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백화점에서나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동네 화장품 가게에서도 가능해진 것이다.
LG생활건강의 ‘뷰티플렉스’에는 손톱 손질을 전문으로 하는 숍인숍 가게가 함께 있다. 고객들이 화장품 가게에서 즐거움도 함께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소망화장품이 운영하는 ‘뷰티크레딧’에서는 건강 관련 식품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미인 곡식’ ‘미인 간식’이라는 이름으로 건강기능식품과 건강 스낵을 함께 팔고 있다.
화장품에 대한 컨설팅 기능이 강화됐다. 화장품 가게 주인만으로 부족한 설명은 제조회사에서 파견된 전문 인력이 거든다. ▽저가(低價) 화장품 회사 방식 벤치마킹=태평양이나 LG생활건강이 브랜드 숍을 시작한 것은 작년 7월과 9월. 2002년에 1호점을 내며 저가 화장품 돌풍을 일으킨 미샤 화장품의 유통 방식을 벤치마킹한 측면이 없지 않다.
미샤와 더페이스샵 등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은 자사(自社) 제품을 직접 유통하는 매장을 둠으로써 동일한 가격 정책을 펼 수 있었던 것.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은 ‘덤’이었다.
태평양 김형길 부장은 “고기능성 제품이 많아짐에 따라 피부 진단이나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브랜드 숍이 늘고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이나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숍은 저가 화장품 가게들이 자기 회사 제품만 취급하는 것과 달리 경쟁회사 제품도 취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태평양은 작년 7월부터 동네 화장품 가게 주인을 설득하기 시작해 올해 3월 현재 440개나 되는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7개월 만에 매장을 117개나 확보했다.
동네 화장품 가게는 1999년 전국에 2만여 개가 있었다. 이후 할인점이나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으로 다변화되는 유통 분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현재는 8000여 개로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이다. 이 중 1000여 개가 이미 브랜드숍 형태로 변신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새로 등장한 주요브랜드 숍 현황 | ||
화장품 회사 | 명칭 | 특징 |
태평양 | 휴플레이스 | ― 뷰티 체험 쇼핑 공간 지향 ― 피부진단기로 피부 상태 무료 점검 ― 자사 제품 비율 50%대 ― 작년 7월부터 시작 |
LG생활건강 | 뷰티플렉스 | ― 전문화된 뷰티 문화 공간 지향 ― 자사 제품은 비중 30∼40% ― 네일케어숍 접목 ― 작년 9월부터 시작 |
소망화장품 | 뷰티크레딧 | ― 화장품뿐만 아니라 건강 식품과 건강 간식까지 구비 ― 작년 11월부터 시작 |
자료:각 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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