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생계형 신용불량자 지원대책 발표 이후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무담보 소액대출)’ 활동을 하는 사회연대은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자활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창업자금을 담보나 보증 없이 빌려주고 경영 지원 등 사후관리를 해주는 일종의 대안 금융.
한 시중은행은 생계형 신불자 지원을 앞두고 직원 교육을 사회연대은행에 요청했다. 재정경제부도 이번 대책을 내놓기 전에 사회연대은행에서 자료를 받아갔다.
2002년 12월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에게 사업계획서 심사 등을 거쳐 무담보로 1인당 1000만 원까지 연 4%의 금리로 대출해준다. 돈을 빌린 사람은 이를 6개월 거치 후 30개월에 걸쳐 나눠 갚으면 된다.
지금까지 사회연대은행의 지원을 받아 창업한 업체는 모두 96개. 이 가운데 영업이 안 돼 문을 닫은 곳은 하나도 없으며 대출금 상환도 착착 이뤄지고 있다. 대출받은 사람 중 15명은 신불자이다.
사회연대은행의 노하우는 사후 관리. 사업매니저(RM)들이 대출 후 3년간 A부터 Z까지 밀착 컨설팅을 해준다. 3년이 지나면 돈을 빌린 사람이 대출금을 모두 갚는 동시에 컨설팅 없이도 자립하도록 지원하는 것.
사회연대은행 지원을 통한 창업 1호는 경기 안산시에 있는 애완견 의류업체 ‘퍼니독’.
퍼니독은 2003년 5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자활 지원제도를 통해 서로 알게 된 박모 씨 등 4명이 창업했다. 이들은 봉제공장과 가방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재봉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디자인과 원자재 구매, 판로 개척 등 경영 실무에는 어두워 자활 의지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든 상태였다.
사회연대은행은 일본에 수출하는 한 애완용품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납품하도록 퍼니독을 연결해줬다.
RM인 차문희 차장은 “월 4000벌을 생산해 판매해야 안착 단계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는 2000벌 수준”이라며 “OEM 이외에 자체 브랜드로 납품하는 것이 필요해 추가 판로를 찾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디자인 등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차장은 이달 말 박 씨 등과 함께 직물과 디자인 등에 대한 시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전직 요리사, 보석 디자이너, 창업지원센터 출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RM 9명은 각자 10∼20개 업체를 맡아 관리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은 올해 안에 RM을 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회연대은행 최홍관(崔弘觀) 사무국장은 “생계형 창업자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며 영업을 유지하는 확률은 30% 미만”이라며 “영세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사후 관리는 채권 추심이나 연체 관리가 아니라 그들이 자활하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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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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