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비상장회사의 경우 사외이사 도입 의무가 없지만 이사회 중심 경영을 그룹 전체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다.
SK의 이사회 중심 경영 선언은 다른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상장회사에도 사외이사 신설=SK그룹은 최태원(崔泰源) 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25, 26일 이틀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CEO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SK의 계열사는 모두 52개. SK㈜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가 3개, SK케미칼과 SKC 등 자산 2조 원을 밑도는 상장사가 6개다. 나머지 43개사는 SK해운과 워커힐호텔 등 모두 비상장회사다.
SK는 올 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SKC SK케미칼 등 주요 상장회사에 대해 사외이사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였다.
SK는 자산 2조 원 이하 계열회사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인 사외이사 4분의 1 이상보다 더 많은 50% 이상으로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SK는 앞으로 비상장 계열회사에도 1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기로 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비상장 계열회사의 CEO들이 사외이사들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며 “우리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일하는 이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난해 SK㈜가 신설한 이사회 사무국처럼 이사회를 지원하는 전문조직을 계열사별로 만들기로 했다.
최 회장은 또 “따로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따로’는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같이’는 SK라는 브랜드를 공유한다는 것.
▽소외계층 자활 지원=SK그룹은 저소득 계층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활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신설키로 했다.
계열사별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자원봉사 제도를 정착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 한 해 동안 임직원들이 30만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조정남(趙政男) SK텔레콤 부회장은 “전자칩인증시스템(RFID) 사업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RFID 사업에 주력하고 모바일 홈쇼핑 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