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무시한 인사가 ‘단명’ 원인=건교부는 1994년 12월 23일 건설부와 교통부가 합쳐져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그동안 오명(吳明) 1대 장관을 시작으로 강 전 장관에 이르기까지 모두 12명이 장관으로 재직했다. 평균 재직 기간은 10.3개월.
건교부 관계자는 “10∼20년 단위의 국토관리계획을 세우고 계획에서 완공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업무를 다루는 부처의 장을 너무 자주 갈아 치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12명 가운데 7명이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에 사퇴한 강 전 장관은 1년 3개월 동안 근무해 그나마 ‘장수 장관’으로 분류된다.
특히 2001년에 임명된 오장섭(吳長燮·7대) 김용채(金鎔采·8대) 안정남(安正男·9대) 전 장관 등 3명은 재직 기간이 각각 16일에서 4개월 남짓에 불과했다. 이처럼 건교부 장관이 단명에 그치는 것은 전문성을 무시하고 정치적 배려나 정권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비(非)전문가를 앉힌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건교부 출신으로 장관에 이른 사람은 이번에 사퇴한 강 전 장관이 유일하다.
▽차기 장관은 누구= 현재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 중 건교부 출신으로는 조우현(曺宇鉉)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추병직(秋秉直) 전 건교부 차관, 정종환(鄭鍾煥)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최재덕(崔在德) 전 건교부 차관, 김세호(金世浩) 현 차관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전문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 인사 가운데서는 김한길 국회 신행정수도후속대책위원장과 박병석(朴炳錫) 후속대책 소위 위원장이 열린우리당의 지지를 받으며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이들은 건교부가 추진 중인 각종 현안을 원만히 처리하기 위해 정치권과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이용섭(李庸燮) 전 국세청장과 박상은(朴商銀) 외교통상부 경제통상대사도 거론된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장 업무를 무난히 마친 데다 국세청장 임명 과정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으므로 도덕성 시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