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은 경영권 분쟁 종결 후 흔들렸던 내부를 추스르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안정시키는 등 비교적 무리 없이 그룹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30일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정기 주주총회에서 KCC측과 표 대결을 벌여 압도적 표차로 이사에 선임됐다.
한 달 뒤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으로 옮긴 현 회장은 그룹 재편 작업을 벌였다. 작년 8월에는 “2010년 매출 20조 원을 달성해 재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는 계열사를 돌며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1월에 현대그룹 홈페이지를 재건해 그룹의 ‘정통성’을 잇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 회장은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 관광사업 추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남북경협 문제를 논의했다. 이달 17일에는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아산의 전신인 ‘남북경협사업단’의 초기 멤버이자 고(故) 정몽헌(鄭夢憲) 회장의 측근이던 윤만준(尹萬俊) 현대아산 상임고문을 현대아산 사장으로 기용해 남북경협사업 라인을 보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계열사들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면서 “해운 분야가 호황인 데다 대북(對北) 사업도 조금씩 결실이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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