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5주년]‘마케팅 코리아’ 만리장성 넘어 세계로

  • 입력 2005년 3월 31일 15시 24분


국내 유통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이마트는 25일 중국 상하이에 3호점(사진)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2009년까지 중국 전역에 25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사진 제공 신세계
국내 유통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이마트는 25일 중국 상하이에 3호점(사진)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2009년까지 중국 전역에 25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사진 제공 신세계
《‘국내 시장은 좁다’며 중국 등 외국으로 진출하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서비스 요구 수준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갈고 닦은 경쟁력을 밑천으로 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대형 외국유통업체와 겨뤄 이긴 자신감도 해외진출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가 주목하는 곳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특수(特需)가 예상되는 중국 등 중화권이다. 같은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서구 유통업체에 비해 시장 확대가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들은 또 현지에서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에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

▽중국 진출 활발한 신세계= 신세계 이마트는 3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이마트 3호점을 열었다. 신세계는 1997년 2월 상하이에 1호점을 열면서 중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작년 6월에는 같은 곳에 2호점을 열었다.

신세계는 시험 점포 성격이 컸던 1, 2호점을 통해 한국 유통업체 특유의 친절한 서비스가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런 이유로 신세계는 3호점(4800평)을 상하이 까르푸 매장보다 크게 지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V 홈쇼핑 업계는 국내에서 쌓은 ‘친절 서비스’를 무기로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CJ홈쇼핑은 작년 4월 전용채널을 이용한 TV홈쇼핑 방식을 중국에 처음 선보였다. 사진 제공 CJ홈쇼핑

신세계는 2009년까지 상하이에 10여개 점포를 더 내는 것을 포함해 중국 전역에 25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신세계가 월마트나 까르푸와 같은 글로벌 소매기업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라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계열의 메가마트도 중국 진출이 활발하다. 메가마트는 최근 중국 난징시에 2호점을 낸 것을 계기로 다점포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2007년까지 10개 점포를 낸다는 것이 메가마트의 목표다.

▽해외 홈쇼핑 시장 개척하는 국내 업체들=국내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 등 진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국내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정체를 보임에 따라 매출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시장을 다각화하려는 포석이다.

작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한 CJ홈쇼핑은 향후 장쑤 성과 쑤저우, 항저우, 우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케이블TV 전용채널을 이용한 상품 구매 방식을 중국에 처음 선보인 CJ홈쇼핑은 이 여세를 몰아 중국 내 고소득 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밀폐용기 락앤락을 비롯해 LG전자의 휴대전화, 삼보컴퓨터 등이 CJ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대만 푸방그룹과 ‘모모홈쇼핑’을 설립하고 2월에 첫 전파를 내보냈다. 첫 날 방송은 대만의 385만 가구에 송출됐고 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우리홈쇼핑은 올해 18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우리홈쇼핑 정대종 사장은 “대만을 교두보 삼아 중국은 물론 동남아 지역과 미국까지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LG홈쇼핑은 중국 쓰촨 성에 있는 충칭TV와 손잡고 4월 중국에 진출한다.

현대홈쇼핑 중국 광저우에서 진행 중인 홈쇼핑 사업 외에 최근 일본 잡지사, 방송사 등과 손잡고 일본 홈쇼핑 업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진출 국내 제조업체에 든든한 후원 역할=밀폐용기 ‘락앤락’을 만드는 하나코비는 작년 초 중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유통업체 덕을 톡톡히 봤다.

CJ홈쇼핑의 중국 내 영업망을 적극 활용하면서 현지 유통망 정보가 부족한 데 따른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이어 이마트에도 락앤락을 입점시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하나코비 김창호 사장은 “상하이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까르푸 입점을 시도했으나 문턱이 워낙 높아 지금도 물건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유통업체들의 중국 진출은 한국 제조업체들의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유통시장 전망이 기대만큼 밝지만은 않다. 세계 유수의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에는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268개 유통업체가 4502개의 점포를 내고 경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체 10곳 중 평균 6곳이 적자를 보고 있다.

중국의 물류 및 결제시스템이 낙후된 점도 극복해야 할 장애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신세계 구학서 사장 “글로벌 종합소매기업으로 도약”▼

“신세계가 추구하는 중장기 비전은 ‘글로벌 종합 소매기업’입니다.”

신세계 구학서(사진) 사장은 신세계 그룹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할인점인 이마트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도 장기 발전의 축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부터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3월 말 중국 상하이에 이마트 3호점을 내는 등 할인점을 통한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영업 결과가 해외 시장 공략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구 사장은 강조한다. 국내 투자도 계속한다. 백화점과 할인점 부문에 앞으로 5년간 매년 8000억∼1조 원을 투입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롯데쇼핑 이인원 사장 “명품관등 고급화전략 지속 추진”▼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백화점은 2010년이면 27개로 늘어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백화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점포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롯데쇼핑 이인원(사진) 사장은 창사 이래 거의 매년 1개 점포를 열어 온 추세를 2010년까지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말 명품관 에비뉴엘을 개관한 데 이어 2006년 서울 미아점, 2007년 부산 해운대점, 2008년 서울 청량리 역사점과 부산 제2롯데월드 광복점 등을 열 예정이다.

명품관 건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에비뉴엘에 수입차량 지원 서비스, 사교모임 강좌, 최우수고객 도서관 등이 들어선 것도 이런 전략과 닿아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현대백화점 하원만 사장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판매 주력”▼

“백화점은 단순히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현대백화점은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곳이 될 것입니다.”

현대백화점 하원만(사진) 사장은 “점포 확장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에게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점포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며 백화점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할인점 사업에는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기업의 성장성은 2002년부터 시작한 홈쇼핑 사업을 통해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새 수익사업은 연구와 검토를 거듭한 뒤 신중하게 펼친다는 방침.

고객의 잠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최근 들어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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