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주부 김병옥(42) 씨는 펀드에 가입했다가 한동안 잊고 지냈던 계좌를 지난해 말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2001년 여름 한 자산운용사 펀드에 맡겨두었던 1000만 원이 3배에 약간 못 미치는 2680만 원으로 불어나 있었던 것.
이 씨는 장기 펀드 투자의 위력을 실감하고 올해 초 적립식 펀드에 다시 가입했다.
고객은 펀드 상품을 어떻게 고르는 게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회사는 자신의 자금 여력에 맞춰 적은 금액이라도 오랫동안 불입하라고 권한다.
적립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펀드는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 투자에 알맞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오래 묻어둔 펀드가 효자 노릇=이제까지의 펀드 운용 수익률을 보면 장기 투자가 단기 투자보다 더 짭짤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식 고편입 펀드(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전체 금액의 60% 이상인 펀드) 가운데 규모가 50억 원 이상인 펀드의 직전 5년간 평균 수익률은 47%였다. 연 평균 수익률이 9.4% 정도인 셈.
펀드 수익률과 주로 비교하는 대상인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5년 사이 5.6%밖에 오르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다.
특히 개별 펀드의 장기 투자 수익률을 보면 100%를 넘는 펀드가 많다. 특히 일부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2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2001년 2월 개설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주식형 1’은 올해 3월 말 현재 22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 이 펀드에 1억 원을 넣었다면 현재 3억2280만 원으로 불어나 있는 것. 고객은 2%를 약간 넘는 수수료를 빼더라도 3억 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규모가 50억 원 이상인 주식 고편입 펀드들의 2004년 4월 1일 이후 최근 1년간 투자수익률은 평균 10.9%로 나타났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9.6%)보다는 높지만 다른 해의 수익률에 비해서는 낮았다.
▽펀드는 장기 투자에 맞도록 설계=주식 고편입 펀드는 대개 투자금의 80∼90%를 주식에, 나머지를 채권 등에 투자한다. 주가가 좋을 때는 주식 편입 비율을 높이고 주가가 좋지 않을 때는 주식을 팔아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거나 현금으로 보유한다.
펀드가 사들이는 주식은 기업가치가 높은 우량주이거나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대형주가 대부분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증시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크게 출렁거리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위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많다.
물론 코스닥종목에 주로 투자한 코스닥펀드 가운데는 5년간 원금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펀드는 가입한 뒤 3년 이상 유지해야 단기적인 주가 등락에서 벗어나 제대로 투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투자 수익률 상위 펀드 20개(단위:%) | ||||||
펀드 | 운용사 | 개설일 | 직전 1년 | 직전 2년 | 직전 3년 | 개설 이후 |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 | 미래에셋자산운용 | 2001년 2월 | 19.84 | 111.70 | 60.18 | 228.69 |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 미래에셋자산운용 | 2001년 7월 | 24.23 | 115.97 | 55.46 | 219.10 |
TempletonGrowth주식5 |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 1999년 1월 | 4.32 | 66.83 | 35.02 | 210.23 |
미래에셋솔로몬성장주식1 | 미래에셋투신운용 | 2002년 3월 | 14.22 | 90.34 | 31.81 | 31.81 |
Pru나폴레옹주식2-1 | 푸르덴셜자산운용 | 1999년 3월 | 6.74 | 68.54 | 28.73 | 151.65 |
TempletonGrowth주식4 |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 1999년 6월 | 2.40 | 61.17 | 27.53 | 119.64 |
Templeton골드Growth주식 |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 2001년 7월 | 2.14 | 63.48 | 26.06 | 145.03 |
TAMS그랜드슬램인덱스파생상품 | 한국투신운용 | 2002년 1월 | 11.88 | 86.49 | 26.05 | 46.19 |
LG뉴인덱스플러스α파생상품1 | LG투신운용 | 2002년 1월 | 9.31 | 78.81 | 26.02 | 52.89 |
골드플랜연금주식A-1 | 한국투신운용 | 2001년 1월 | 14.86 | 82.37 | 24.53 | 95.73 |
온국민뜻모아주식1 | 동양투신운용 | 2002년 1월 | 8.34 | 80.22 | 24.17 | 49.95 |
TempletonGrowth주식2 |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 2001년 8월 | 1.64 | 62.89 | 24.05 | 123.83 |
퍼펙트U성장주식1 | 푸르덴셜자산운용 | 2001년 4월 | 6.47 | 71.14 | 23.87 | 110.69 |
CJVision포트폴리오인덱스파생상품주식1 | CJ자산운용 | 2001년 10월 | 11.49 | 81.35 | 23.34 | 109.46 |
PCA베스트그로쓰주식A-1 | PCA투신운용 | 2001년 4월 | 19.01 | 85.40 | 23.03 | 132.17 |
삼성인덱스프리미엄파생상품 | 삼성투신운용 | 2001년 9월 | 11.16 | 85.46 | 22.09 | 107.49 |
HA-KOSPI200Plus알파파생상품B-1 |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 2002년 3월 | 11.85 | 78.12 | 22.04 | 28.08 |
유리인덱스200주식파생상품 | 유리자산운용 | 2001년 3월 | 11.55 | 83.68 | 22.03 | 97.95 |
GK블루칩바스켓주식V-1 | 대한투신운용 | 2002년 3월 | 6.26 | 73.60 | 21.70 | 31.46 |
삼성팀파워90주식형 | 삼성투신운용 | 2002년 2월 | 7.12 | 73.06 | 20.28 | 42.89 |
주식 편입 비중이 60% 이상이고 규모가 50억 원 이상인 펀드 대상. 자료:한국펀드평가 |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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