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느라 국가부담 눈덩이…통안채 작년 142조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41분


한국은행이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의 잔액이 눈 덩이처럼 불어나 통화신용정책을 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고백했다.

한은이 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통안증권 발행 잔액은 2003년 말 105조5000억 원에서 작년 말 142조8000억 원으로 1년 사이 35%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통안증권 발행 잔액은 1월 말 144조2000억 원, 2월 말 153조2000억 원, 3월 말 161조6000억 원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통안증권 발행 증가는 시장금리 상승(채권값 하락), 한은의 수지 부담 등의 부작용을 낳아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통안증권 발행 잔액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것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 외국인의 국내 투자자금 유입 등 해외부문에서 자금 공급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안증권 발행이 계속 늘면서 이자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안증권 이자 지급액은 2002년 4조8000억 원, 2003년 5조 원에서 지난해에는 5조600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1, 2월에만 1조 원의 이자가 지급됐으며 이런 추세라면 통안증권 이자로 연간 6조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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