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적자금을 추가 투입해 대투의 부실을 털어낸 뒤 4700억∼4800억 원을 받고 하나은행에 매각할 계획이다. 10일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대투 매각협상을 벌여 온 정부와 하나은행은 이런 방향으로 협상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하나은행과의 대투 매각협상은 이달 중 마무리될 것”이라며 “추가 투입되는 공적자금은 1조30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투를 매입한 뒤 하나은행이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면 300억 원가량의 범위에서 보전(補塡)해줄 방침이다.
대한투자증권 경영 현황 | |
구분 | 내용 |
임직원 수 | 1217명 |
점포 수 | 72개 |
개인 수탁액 | 23조5566억 원 |
자기자본 | 2978억 원 |
매출액 | 9139억 원 |
순이익 | 4822억 원 |
매출액과 순이익은 2003년 4월∼2004년 3월, 나머지는 2005년 2월 기준. 자료: 금융감독원 |
▽공적자금 총 4조1000억 원 투입해 약 11% 회수=대투 매각주체인 예보는 대투에 7000억 원 안팎을 출자해 부실을 털어 주고 대투가 갖고 있는 6000억 원 규모의 주식과 채권도 사들일 예정이다.
재경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달 하순 매각소위와 전체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투 매각 계획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재경부 당국자는 “대투에 7000억 원을 추가 출자하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정한 영업용 순자본비율 150%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투가 갖고 있는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하나은행이 이들 자산의 인수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투에는 기존의 2조8000억 원을 포함해 모두 4조1000억 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당장 회수되는 금액은 하나은행에서 받는 매각대금 4700억∼4800억 원뿐이어서 회수율은 11.4∼11.7%에 그친다. 이번에 사들이는 주식과 채권을 팔면 회수율은 더 높아진다.
▽헐값 매각 논란 일 듯=대투의 공적자금 회수율은 2월 동원금융지주에 팔린 한국투자증권에 비해서는 높다.
총 6조5500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투는 5462억 원에 매각돼 회수율이 8.3%였다.
하지만 대투는 최근 3년간 연속 흑자를 낼 정도로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있어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서둘러 싼값에 매각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화(趙鏞化) 선임연구원은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등 증권사와 투신사 매각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시간을 충분히 갖고 협상하면 매각대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자위 김교식(金敎植) 사무국장은 “대투는 한투에 비해 공적자금이 덜 들어가 부실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며 “하나은행이 애초에 제시한 금액은 3500억 원이지만 매각대금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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