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내놓은 ‘통계로 보는 유통개방 10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통산업이 완전 개방된 1996년 이후 슈퍼마켓과 구멍가게 등 영세 소매상은 몰락의 길을 걸은 반면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 TV 인터넷 등을 이용한 무점포 판매는 급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게 바로 점포 수. 1996년 28개였던 대형 할인점은 지난해 275개로 약 10배로 늘어났고 편의점은 1885개에서 8247개로 급증했다. 무점포 판매업체도 1만1579개에서 1만5270개(2003년)로 늘었다.
반면 종업원 5명 미만인 영세 소매업체는 1996년 70만5916개에서 2003년에는 62만5986개로 약 8만 개가 사라졌다. 대형 할인점의 대거 등장으로 백화점도 109개에서 작년에는 96개로 줄었다.
또 대형 할인점의 판매액은 1996년에 비해 779.6%, 편의점은 197.2% 늘어났으나 슈퍼마켓과 구멍가게는 각각 19.4%, 12%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변화됐다.
1997년엔 식료품을 살 때 우선순위가 슈퍼마켓→재래시장→대형 할인점이었으나 지난해엔 대형 할인점→재래시장→슈퍼마켓으로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외에 생활용품과 내구재를 살 때도 대형 할인점을 먼저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유통산업의 개방은 공급자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생존경쟁에서 대형 할인점이 ‘승자’, 영세 소매상이 ‘패자’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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