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가호텔 신철호(申喆昊·55) 회장은 17년간 호텔을 운영하면서 하얏트나 힐튼, 메리어트 같은 외국 유명 호텔 체인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독자적인 방식으로 아미가호텔을 운영해 오고 있다. 1급 호텔로 시작해 특2급, 특1급으로 조금씩 키워왔다.
5월에는 3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800억 원을 투자해 객실수를 200개에서 430개로 늘리고 10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컨벤션홀을 갖추는 등 거의 호텔을 새로 짓는 수준의 리노베이션이다.
그가 추구하는 호텔은 ‘고객이 찾지 않아도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세심한 호텔’. 예컨대 고객이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후추를 싫어하는 것을 알고 음식에 후추를 넣지 않는 식이다.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지금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그가 가지고 다니는 작은 종이수첩에는 고치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새로 들여올 찻숟가락, 화장실 표지판까지 직접 챙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호텔에서 만드는 과자에 초콜릿이 중앙에 얹혀져 있는지도 점검한다.
“호텔에는 전문가들이 많이 옵니다. 제과 전문가가 호텔에 와서 묵다가 저희 과자에서 흠을 발견하면 다른 주변 사람에게 얘기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호텔로서의 명성은 쌓을 수 없는 것입니다. 실내 장식에 들어가는 가구나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신 회장은 중고교 시절인 1960년대부터 호텔 운영에 대한 꿈을 키웠다. 아버지를 따라 유럽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묵었던 호텔을 보며 ‘아, 세상에는 이런 사업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가진 것이 계기였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밤잠을 줄여가며 호텔 곳곳을 챙기게 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아미가호텔’ 체인을 두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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