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의 예측은 정부가 일부 실물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제회복 기조를 강조하고 일부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최근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골드만삭스, 아시아개발은행(ADB), 노무라연구소 등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작년 말 예상치보다 0.2∼0.8%포인트 올려 4.1∼4.5%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투자 부진이 경기회복 장애=조동철(曺東徹) KDI 거시경제팀장은 “상반기에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소폭 회복되고 있지만 건설투자가 계속 하강 국면에 있고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성장률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조 팀장은 “올 1분기 3.0%, 2분기 3.6% 등 상반기에는 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하반기 들어 건설투자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민간소비도 크게 늘면서 3분기 4.6%, 4분기 4.8%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당초 195억 달러에서 148억 달러로 축소됐다.
▽약(弱)달러와 유가상승 상쇄효과 분석=KDI는 작년 말 이후 지속되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총생산(GDP)과 경상수지 흑자를 큰 폭으로 줄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KDI 김동석(金東石)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 효과를 막아주지만 GDP와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인한 내수 회복과 수출산업의 영업이익 감소라는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지만 유가 상승은 기업의 원가 상승과 소비자의 실질구매력을 감소시키는 등 부정적 효과만 가져온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의 GDP는 0.48%, 경상수지는 76억6700만 달러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원화 가치는 지난달 10일 달러당 1000.3원으로 작년 말 대비 3.4%까지 오른 적이 있으며 유가는 작년 말에 비해 이달 15일 현재 31.8% 올랐다.
▽“5%룰 문제없다”=정부에 대한 정책제언에서 KDI는 “최근 개정된 5%룰은 내외국인 간 불필요한 차별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다만 국민연금에 대하여 예외를 인정한 것은 금융규제의 일반원칙을 벗어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실업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소극적 기능보다 실업자의 재취업 알선 및 직업훈련을 통한 노동시장 복귀라는 적극적 기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기 기자 eye@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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