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에 따르면 리더가 달라지는 것은 경영철학이나 성품, 관리 스타일 때문이 아니다.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느냐 하는 행동 논리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자신의 권위와 안전이 도전받았을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회주의자’는 자신의 성취가 최상의 가치다. 다른 사람을 힘으로 누른다.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은 자신의 초기 경영스타일을 ‘조롱을 이용한 경영’이라고 묘사했다. 부하에게 “아는 게 이것밖에 없냐”며 다그치는 식이다.
‘외교관’은 자비롭다. 조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상사의 입맛에 맞게 행동한다. 하루하루 업무를 잘 수행해야 영향력이 확대된다고 믿는다. 갈등은 그냥 덮어버린다.
‘전문가’는 가장 많은 유형이다. 자신의 전문성과 데이터로 조직을 이끌어가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은 “나는 느낌을 중시하지 않는다. 그것은 배리 매닐로(가수)의 몫이다”라고 얘기하곤 했다. 그는 2000년대 초 닷컴 위기를 경고하며 사업 축소를 주장하던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묵살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모두 떠나보냈다.
▽리더라면 이 정도는=‘성취가’는 전형적인 관리자로 전략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팀워크를 활용해 이를 성취한다.
‘개성존중가’는 ‘성취가’와 달리 개인의 원칙과 실제 행위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전략가’는 스스로 하나의 원리를 만들어내고 자신이나 조직의 이익을 넘어서 이를 실현하는 타입.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행동논리 사이에서 공통의 비전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어서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도 가장 적임이다.
‘연금술사’는 100명에 1명 정도로 희귀하다. 카리스마가 매우 강하고 도덕적 기준이 월등히 높다. 평소 진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회 변혁을 이끌 수 있는 리더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정도가 꼽힌다.
▽업그레이드하라=HBR는 “우선 자신의 행동 논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게 더 효과적인 리더십 스타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성취가’는 관리자의 첫 단계.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은 ‘성취가’가 리더의 발달단계 가운데 마지막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기업에서 하는 이른바 ‘관리자 교육’은 전문가를 성취가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성취가’에서 ‘개성존중가’가 되려면 목표 달성 이후를 볼 수 있어야 하고 ‘전략가’나 ‘연금술사’는 더욱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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