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삼성, 가전은 LG가 이겼다

  • 입력 2005년 4월 20일 03시 25분


LG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2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가 예상했던 2300억∼2500억 원을 뛰어넘은 것이어서 19일 주가는 3.07%(2000원) 올랐다.

LG전자는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전사업이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전자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LG전자(LG필립스LCD 포함)는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사업부문이 겹쳐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문별 1분기 실적은 ‘가전=LG전자, 휴대전화=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막상막하’로 요약된다.

▽LG전자 1분기 실적=LG전자는 1분기 매출액 5조9585억 원, 영업이익 2798억 원, 순이익 832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작년 4분기(10∼12월)에 비해 매출액은 8.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배로 늘어났다. 물론 호황을 누렸던 작년 1분기 영업이익 4069억 원, 순이익 5847억 원에 비해서는 초라한 실적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영업이익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은 LG필립스LCD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자회사의 영업부진으로 인한 평가손실(1589억 원)이 컸기 때문.

▽가전, 휴대전화 비교=디지털 제품과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LG전자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작년 4분기 각각 275억 원, 104억 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399억 원, 1696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각각 ―1300억 원, ―900억 원에서 ―400억 원, ―100억 원으로 적자규모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삼성전자는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생산에 필요한 모듈은 삼성SDI에서, 생활가전 제품은 광주삼성전자에서 구매하지만 LG전자는 자체 생산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삼성전자가 LG전자를 크게 앞질렀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액이 작년 4분기에 비해 27%나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5.6%에서 3.6%로 추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15% 증가했고 이익률도 3%에서 17%로 올라서 세계 선두주자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LCD, 양사가 막상막하=LCD 사업부서의 표면상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200억 원 흑자, LG필립스LCD가 1350억 원 적자다. 그러나 두 회사는 감가상각(설비투자와 같은 고정자산을 일정기간 비용으로 털어내는 것) 계산방식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5년, LG필립스LCD는 4년 내에 비용으로 털어내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면 LG필립스LCD의 영업이익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다.

매출액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1조9000억 원으로 작년 4분기에 비해 3% 감소했으며 LG필립스LCD는 2조640억 원으로 7% 늘어났다.

현대증권 김동원(金東原) 연구원은 “LCD산업은 감가상각비가 워낙 크다는 것과 LG필립스LCD의 감가상각 기간을 감안할 때 경쟁력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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