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만 하지 않는다=CJ GLS는 면도기, 칫솔 외에 양주 ‘진로 발렌타인’이 수입되면 부유물(浮遊物)이 있는지, 병뚜껑이 제대로 조여져 있는지를 검사한다. 백화점에 납품할 청바지에 라벨을 붙이기도 한다.
대한통운도 LG-다우폴리카보네이트가 자동차 범퍼, CD플레이어 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 수입과 하역, 배송, 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맡고 있다.
㈜한진도 복사기에 로고, 태그 등을 부착하는가 하면 간장, 된장 등에 키친타월 등 사은품을 붙여 납품하기도 한다.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물류회사들이 유통 가공 서비스에 나선 것은 보관이나 운송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을 포장을 하지 않은 채 보관하거나 운송하면 부피가 작아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
다양한 유통 가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CJ GLS는 유통 가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2001년 70개였던 고객사 수가 2004년 111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322억 원에서 2387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한통운도 2001년 1243억 원에서 지난해 3134억 원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외국에서는=미국 영국 등 선진국 물류기업들은 제조 공정의 일부를 맡는 것 외에 원료 조달, 판매, 배달, 고객 관리까지 전담하는 ‘종합물류 서비스’를 1970년대부터 도입했다. 제조업체는 상품을 만드는 핵심 역량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모든 서비스는 유통업체가 맡는다.
다국적 물류업체인 멘로로지스틱스는 미국 자동차업체 GM의 물류업무를 대행하면서 자동차를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기간을 55∼60일에서 15∼20일로 단축시켰다. 덕분에 GM의 물류비용은 2002년 2200만 달러에서 2003년 1900만 달러로 줄었다.
전 세계 125개국에 1600여 개 지사를 둔 영국계 물류기업 엑셀로지스틱스도 직원 6만7000여 명이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원료 조달에서부터 생산, 판매, 고객 관리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교통개발연구원 예충렬(芮忠烈)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외국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유통 가공 서비스 외에 고객 관리나 애프터서비스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천=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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