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현대아산이 현재 채권단 관리에 있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현정은(玄貞恩)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여러 차례 제기됐으나 그룹 고위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또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북한 지역 아파트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호인 ‘아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최고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
이와 함께 “현재 공사 중인 금강산 골프장 부근에 200실 규모의 호텔을 지을 계획”이라며 “다음 달 2일 우선 120실 규모의 공사에 착공하고 5, 6개월 안에 완공해 금강산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르면 내년 4월 개장할 금강산 골프장의 ‘그린피’는 한 번에 10만 원을 넘지 않고 회원권은 한국에서 분양할 것”이라며 “해금강호텔 건너편 바다에 면한 길이 1km의 지역에는 상가와 콘도를 지어 한국에서 분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또 “북한도 우리가 벌어다 주는 돈만 받아서는 안 되며 스스로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금강산 온정리에 북측과 공동으로 소규모 보석가공업체 등 합영회사를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현대건설 인수 가능성’ 발언과 관련해 현대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현대건설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으며 자금 마련도 어렵다”면서 “김 부회장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현대건설은 현재 시가총액만 2조 원이 넘어 절반인 50%의 지분을 인수한다 해도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한 인수비용은 1조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불안정한 남북관계 등을 고려할 때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권에 투자할 만한 기업 등을 찾기 어려워 현대아산과 현대건설의 합병 성사에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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