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벤처기업인 모임에서 ‘MS 지적재산권 벤처(MIPV)’라고 명명한 이 같은 계획을 밝히고 분양 대상인 20개 기술을 공개했다. 이런 MS의 움직임은 사장된 개발 기술들의 시장화 추세를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술을 왜 분양하나=MS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세계 6곳의 연구센터에 투입해 모두 사업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보유해 왔다.
비단 컴퓨터전문가뿐 아니라 심리학자 물리학자 사회학자 수학자 등으로 구성된 최고급 연구진 700여 명이 양산한 이들 고급 기술은 시대에 너무 앞서 있거나 사업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바람에 사장되기 일쑤였다.
이런 기술들이 세상에 나와 빛을 본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기술 분양에 따른 수익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MS의 사업규모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앞으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 IBM은 오래전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로열티로 벌고 있다.
이번 조치는 또 MS에 적대적인 소규모 벤처회사들과 우호 관계를 형성하는 부수효과도 거둘 것으로 MS는 기대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MS의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정책변화는 규모가 큰 회사들끼리만 기술을 공유하는 전통적 분위기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IBM이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세계적인 회사들은 MS에 앞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MS 역시 이번 계획을 세우기 위해 2년 전 IBM 중역이던 마셜 펠프스 씨를 스카우트해 MS의 특허권 관련 부분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왔다.
▽어떤 기술이 분양되는가=인공지능, 보안 관련, 컴퓨터그래픽, 컴퓨터게임, 데이터베이스 등 분양 대상 기술은 다양하다. 다만 전문 기술이 대부분이어서 당장 피부에 와 닿는 것은 많지 않다.
예를 들면 생체특징을 이용해 도용이 불가능한 신분카드를 제작하는 기술, 소프트웨어로 스피커 음질을 높여 주는 기술, 원격회의를 원활하게 구현하는 기술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MIPV 홈페이지(www.miscrosoftipventures.com)에 소개돼 있다.
관심 있는 벤처기업들은 MS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MS는 지분에 참여하거나 기술사용료를 받는 방식 등을 선택적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나아가 MS가 자사의 윈도와 다른 운영체계, 예를 들어 리눅스 등에서 운용되는 프로그램 제작업체들과도 협력해 다른 운영체계용 프로그램도 윈도와 호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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